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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또복권을 사다


BY 만석 2015-02-17

로또 복권을 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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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저녁. 오늘이 한 주의 복권이 마감이 되고, 누군가에게는 환희의 밤이 될 것이라는 걸 예감해 본다. 나도 환희하는 그 누군가가 될 수 있으면 참 좋겠다. 그래. 나도 한 번 도전해 보지, . 나라고 안 되란 법 있어? 잽싸게 코트를 걸치고 잰걸음으로 복권 판매대로 나선다. 무슨 복에. 아니지. 방정은 떨지 말아야지. 사거리 거기에 판매대가 있었지. 멋쩍은 줄을 서고, 그렇게 나도 복권을 받아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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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시가 지나고 있다. 컴을 켜니 당장 오늘 횟수의 당첨번호가 뜬다. 참 좋은 세상이야. 옳지. 옳지. 옳지. 이런. 잘 맞아 들던 번호가 네 번째에서 엇갈린다. 그럼 그렇지. 그러나 다섯 번째도 여섯 번째도 번호는 잘 맞아든다. ?! 그럼 뭐여? 다섯 개의 번호가 맞았다 이거여? 틀린 네 번째가 아쉬워 자꾸만 눈길을 두지만 역시 거긴 틀린 번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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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이게 3등이라는 게다. 3등이라. 이것도 워디여. 당첨금이 얼마랴? 좋은 세상은 당첨금까지도 잽싸게 일러준다. 일백삼심만. 세금을 제해도 일백만원은 족히 되겠네. 것두 워디여. 땅을 파 보라지. 어디서 나오나. 내 생전에 이런 횡재가 다 있구먼. 에헤라 디여~. 어깨춤이라도 나오게 생겼네. 그런데 이거 진짜로 내게 주는 거 맞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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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감에게 자초지종을 이야기하고는,

, 믿기지 않아요. 심심한데 우리 같이 은행에 한 번 가 봅시다.”

영감도 기분이 썩 좋아 보이고, 내 발걸음은 자꾸만 리듬을 타려한다. 채신도 없이. 누가 뺏으려 하는 사람도 없는데 복권을 꽉 쥐고 주머니에 손을 꾹 눌러 넣고…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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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금(?)을 통장에 넣고는 백만장자가 된 기분이다. 그렇지. 옛날 같으면 백만장자지.

에이. 하나만 맞았으면 더 좋은데.”

왜 아니겠어.”

댓구하는 사람도 없는데 혼자 자꾸만 중얼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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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닌 게 아니라. 놓친 것 같은 기분에 억울한 마음까지 든다.

~. 그 하나가 왜 틀려.”

그러게. 하나만 더 맞았으면 얼마나 좋아.”

자꾸만 내 손에 든 것을 빼앗긴 것 같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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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등이라손 치자.

1등이 14억이라면, 3등에게는 적어도 1억은 줘야 하는 거 아녀? 안 그래?! 따는 그렇다.

아니. 3등이라면 1억은 줘야하는 거 아니냐구?!”

아무래도 뭔가 잘 못 된 것 같다. 확실히 잘 못 된 거지? ~~~. 더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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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욕심이란 게 한이 없다. 백만 원이 거금이라던 좀 전의 생각은 까맣게 잊고 1억을 넘본다. 아마 1억을 챙겼어도 하나 틀린 번호를 아쉬워하며 애달프다 하겠지. 한 번 맛 본 복권의 맛에 나는 오늘 토요일이니 또해 본다. 아서라. 황소가 뒷걸음질 치다가 잡은 행운인 것을. 더는 욕심이지. 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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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이 근지럽다. 여기저기 자랑질을 한다. 한 턱 내라고 아우성이다.

교회에는 십에 일조를 하고는, 속회원들에게도 거창한 점심을 산다.

고추장을 퍼다 준 교회 친구에게도 한 턱을 쏘고 내 칠순을 거창하게 치러 준 내 아이들에게도 인심을 쓴다. 어머나. 그러고보니 몇 푼 안 남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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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구야~. 생겼으니 쓸 구멍도 생긴다. 나가지 않아도 좋은 뻔한 일이 생긴다는 말씀이야. 생기지 않아도 좋을만한 일이 생긴다. 주머니에 넣고 여유를 좀 부려보자 했더니, 것도 복이라고 쓸 일이 생긴다. 허긴. 여유가 생기지 않았더라면 쓰지 않아도 족한 일이다. 그러나 주머니에 넣어 놓고 남이 어려운 건 그저 바라보지는 못하는 이 성미를 어쩌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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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으로 생긴 건 그렇게 나가기 마련이야.”

그래서 영감도 한 푼 줄까여?!”

몇 푼이나 된다구.” 하하하. 정말 몇 푼 안 남았네. 내일은 보림이나 한 푼 줘야지.

~. 다른 사람은 몰라도 내 큰며느님은 꼭 몇 푼 줘야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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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집 진짜 로또복권입니다.             손주의 재롱은 고래가 아니라

        할아버지의 낙이지요.                        할아버지를 웃게 만듭니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