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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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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내딸 시집보내기


BY 만석 2013-10-30

막내딸 시집보내기

 

으아하하. 38살 막내가 시집을 간단다. 돈 많은 신랑감도 싫고 인상이 고운 꽃미남도 싫다던 그녀. (feei)이 통해야 한다더니 어떤 인사인지 어디 보자. 그렇지 않다 해도 마다할 건 없다. 바지만 입은 녀석이면 아무라도 좋다고 이미 선서를 했지 않았는가. 38의 나이가 적어서? 아무튼 듣던

 반가운 이다.

 

사실은 에미의 육감으로도 그녀가 목하 연애 중이라는 걸 직감한지는 오래다. 딸아이가 확신을 가질 때까지 기다리기가 어렵던 차다. 좀 더 솔직히 말하자면 찬바람이 불고 연말이 다가오자 기다려주는 것에 한계를 느끼는 중이었다. 어미의 타는 마음을 읽었나? 아주 따스한 볕이 내리쬐는 베란다에서, 딸아이는 프로포즈를 하듯, 등 뒤에서 두 팔로 어미의 목을 껴안으며,

엄마. 나 결혼할까?”한다.

 

오잉~?!”

바지를 입었느냐고 물어볼 필요도 없다. 그녀가 선택한 사람이라면 휠이 잘 통하는 녀석이냐고 물어도 바보지. 에미는 벌써 눈이 부신 백색의 드레스를 입히고 반짝거리는 티아라를 머리에 얹혀, 딸아이를 빨간 허니문 카에 올려놓는다. 영감에게 전화를 걸어 숨을 헐떡거리며 말한다.

당신 막내딸이 결혼을 하겠다네요.”

 

다음 날부터 나는 막내사위를 맞을 준비에 바쁘다. 장마 통에 내려앉은 마당의 평상도 치우고 허물어진 현관 앞의 돌단도 다듬어야지. , 화분을 얹은 선반도 바꾸어야겠는 걸. 아니, 뭐니 뭐니 해도 딸아이 방의 의자를 먼저 바꾸어 주어야지. 하얀 페인트로 의자를 칠하고 빨간 천으로 방석을 해 얹었더니 과히 보기에도 쌈빡하구먼. 쿠션도 이왕이면 빨간 색으로 커플을 만들자.

 

엄마의 막내사윗감.”하며 딸아이가 내민 폰 속에서 예비사위를 심사(?)한다. 우리 집 분위기에서는 생소한 모습이다.

에구머니나. 대문을 늘려야겠네?!”

딸아이가 자지러지게 웃더니 친구들에게 여러 차례 써 먹나보다. 내 표현이 싫지는 않았나 싶다. 옳거니. 나도 이젠 한 덩치 하는 아들(?)도 두게 생겼네?!

 

~~~~~~~~~~~. 딸아이의 초저녁이 매일 새벽 두, 세 시다. 금방 헤어지고는 무슨 이야기가 그리도 많은지. 저리도 좋은 것을 어찌 그리 참았을꼬. 그러자. 그렇게 좋으면 해를 넘기지 말자. 한 살이라도 덜 먹어서 치워야지. 우선은 딴소리 못하도록 소문을 내야 해.

~. 큰딸. 네 동생이 시집을 가겠단다.”

큰아들~. 네 여동생 결혼한다네?!”

작은아들. 작은 누나, 시집보내게 생겼다.”

 

보림아~. 우리 집 고물 차 치우게 생겼다.

에헤라 디여~~~~~.”

할미가 무릎장단을 칠 터이니 보림이는 박수를 치거라.

근디 말이여~.

솔직히는 할미가 마냥 기쁘기만 한 건 아니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