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미는 어쩌라고
일본의 원전사고로 피난을 나온 며느리와 손자의 출국 날이 내일이다. 아직 일본은 나아질 기미도 없는데 어째야 하나. 사지(死地)로 들여 미는 것 같아서 좀처럼 내키지를 않는다. 좀 더 두고 봐봐?! 까짓 비행기 표야 버리면 그뿐이다. 한 달 안에 아기가 예방주사를 맞아야 한단다. 한 달만 연기를 하자고 의견을 모았다.
그랬더니 뭐야? 한국에서도 12곳에서 방사능이 검출 되? 것도 언제부터인지도 몰라?! 이런이런. 게으름뱅이들. 진즉에 서둘렀어야지. 아무튼 그럼 여기도 안전한 곳은 못 된다는 게지. 그래도 핵 연료봉이 용융 돼서 플로토늄이 방출 된다는 일본보다는 우리나라가 나은 거 아닌가? 그럼 일본의 내 아들은 어째. 내 체중이 3kg나 줄었다. 어미 속은 한 푼어치도 썩이지 않고 잘 자라준 녀석이다. 그런데 지금 그녀석이 이렇게 내 속을 썩인다. 냉큼 입국하면 좋으련만….
<글도 잘 쓰여 질 때가 있습니다. 내 글을 찾는 님들을 위해서 아기들의 사진으로 대신합니다.>
어? 할아버지가 광희만...ㅜㅜ.(할아버지는 모른 척 하십니다 ㅎㅎㅎ)
딴청을 부리며 입을 악물고 발이 슬그머니 올라갑니다. (할아버지 웃음의 의미는)
어머나 온 몸이 올라갑니다(할아버지는 그저 싱글벙글 행복해 하십니다^^
ㅎㅎㅎ 이제야 얼굴에 웃음이... ㅋㅋㅋ.(할아버지의 큰 키가 다행스럽습니다)
광희야 너 내가 누나라는 걸 알아야 해!
슬그머니 엄포를, "야. 할아버지는 내 할아버지란 말이야. 앞으론 조심하란 말이야! 알간?!"
그나마 손녀와 손자의 재롱으로 잠시 시름을 잊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