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맘 나도 몰라
다음 주 화요일에 일본에서 피난을 나온 며느리와 손자가 출국을 한단다. 아니, 일본으로 재입국을 한다고 해야 하나? 일본의 상황을 좀 더 지켜보다가 보내고 싶다. 아직 방사성물질의 수치가 점점 높아지고, 특히 도쿄까지 심각하다 하지 않는가. 오늘 오후에는 수돗물의 방사성 수치가 높아서, 유아에게는 먹이지 말라는 정부의 발표가 있었다고 한다. 거기에 어떻게 이제 6개월의 손자를 보낼꼬.
좀 더 지내다가 보낸다 했더니 막내아들 왈,
“괜찮아요. 여기 있는 사람들은 모두 아무렇지도 않게 일상생활 해요. 그리고 난 언제까지 혼자 지내요?”한다. 그래. 아들이 사지에 있는 것도 그렇고, 혼자 지내는 것도 그렇다. 어째야 좋다는 말이냐. 그 상황이 언제까지라는 기한이 없으니 어미 속이 더 탄다. 정상이 되려면 적어도 삼십년이 걸려야 한다니 어째야 할까.
아직도 방사성물질의 수치가 높아짐은 물론이고, 그 지역이 점점 확산된다지 않는가. 그러면서도 인체에 지장이 없다는 건 뭐람. 도대체 어쩌라는 건지 모르겠다. 전력이 들어가서 불을 밝혔다던 원전 3호기가 다시 검은 연기를 뿜어낸다 한다. 저를 어째. 그 와중에 규모5의 강진이 또 발생했다지 않는가. 여진도 끊이지 않고. 꼭 반드시 일본에서라야 벌어먹고 사는 것도 아닌데…. 여기에서도 얼마든지 먹고 사는 방법이 있는데 말이다.
기가 차는 것은, 세계가 시방 들썩거리는데, 가장 가까운 곳인 우리나라만 태연하다. 그래도 되는 건가? 믿어도 되는 겨? 북미대륙까지 대(對)일본의 방사능 확산을 걱정하여 정책으로 내놓는데…. 우리나라는 눈치를 보느라고 선뜻 수산물의 수입금지 조치도 내리지 못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어떻고 카나다에서는 어떻다고만 떠든다. 농산물의 수입금지는 ‘유보’라고? 코리아라는 나라에서는 시방 ‘4001’이 어떠니 신정아가 어떻다고 시시껍절한 이야기로 시끄럽다. 한심하고 시시한 사람들. 오늘은 별로 신명이 나지 않는다. 휴~!
<어른들은 수심에 차 있지만 우리는 마냥 즐겁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