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의 오빠가 되어버린 내 아들
주방에서 분주한 며느리의 등에 대고 소리쳤다.
"네 오빠 왔다."
"……네?"
내 오빠가 왜? 하는 표정이더니, 눈을 동그랗게 뜨고 돌아서서 얼어붙었다.
"니네 오빠가 왔다구."
손에 들었던 칼을 든 채 놀라서 현관으로 종종걸음을 치던 며느리가 자지러진다.
"아이고, 엄니두. 난 또……. 호호호."
"네 오빠 아녀?"
"예. 오빠 맞아요. 호호호."
친정 오빠가 아닌 게 다행이라는 듯…….
내 아들이 그녀와 결혼을 한 지 10달.
그동안 아들은 직장에서 내게 전화를 거는 일이 한 번도 없었고, 집에서도 밥을 달라지도 않는다.
대신 며느리가 그 일을 맡았다.
그 동안 내 아들은 철저하게, ‘내 며느리의 오빠’가 되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