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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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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머니는 왜?- 엄니의 웃음이 예쁜 날


BY 만석 2009-11-11

 

엄니 웃음이 예쁜 날

  뭣이 좋은 거라구.
  내 감기가 아직인데 엄니가 감기라며 누우신다. 에구~우. 엄니요. 내나 나으면 앓으소. 그러나 그게 어디 내 뜻대로 되는 일인가. 팔자타령을 늘어지게 지절거리며, 질질 몸을 끌어 주방으로 들어간다.

  엄니 죽을 앉힌다. 주방에서 소리가 나니 반가우신가. 엄니가 방문을 열고 빼꼼히 내다보시며, 생긋 웃으신다.
  "이제 다 나은 겨?"
  오늘은 엄니의 생긋 웃는 웃음이 밉다. 이제 좀 고만 일어나라는 압력 같다.
  "와요. 시켜먹을 일 생각해 놓으셨슈? 뭐 시켜 먹을라구?"
  요, 요, 요, 못된 년의 며늘 년 입질 좀 보소. 그리 말 안 해도 좋을 것을…….

  "시켜먹긴 뭘 시켜먹어 돈 없애고.……. 그냥 밥 먹지."
  "???"
  이럴 땐 엄니의 시원찮은 청력이 고맙다. 듣기에 좋은 말만 건져서 들으신 모양이다. 잡수실 것을 시켜다 드린다는 소리로 들으신 모양이다.

  이럴 땐 한 마디 더 해야 한다.
  "나 앓구 났다구 엄니가 짜장면 시켜 준다시는 줄 알았제."
  "짜장면 묵고 싶으냐?"
  "아녀요. 그냥 해 본 소리유."
  "아녀, 아녀. 니 입맛 없제? 그려. 내가 사 줄 겨."

  달려들어 가스레인지의 불을 끄며 성화시다. 속바지에 매달린 주머니를 뒤지느라 부산하시다. 기여히 짜장면을 시키라하신다. 아닌 게 아니라 침이 소태구먼. 짜장면을 한 그릇 먹어? 어디 엄니한테 얻어먹어 봐봐 봐?

  "참말로 짜장면 시켜유?"
  "그러라니께."
  "엄니는 울면 시켜유?"
  "나는 이빨 새에 국시가 껴서……."
  "그럼 나도 안 먹어유."
  화들짝 놀란 엄니가 정색을 하시며,
  "그려. 그려 나두 먹을께."

  엄니가 생긋 웃어 보이신다. 이쁘다. 짜장면 한 그릇에 엄니의 생긋 웃음이 예뻐졌다.

  엄니요. 이년은 이리도 못된 며늘 년이었구려  ㅜ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