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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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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머니는 왜? (제2부 17회)아들의 세 여인


BY 만석 2015-06-16

아들의 세 여인

 

주말의 늦은 저녁에, 제 댁과 보림이를 데리고 아들이 들어선다. 이 시각이면 당연히 저녁밥은 해결하고 왔을 터. 물으나 마나지. 제 댁의 수고를 덜기 위해서 언제나 그래 왔으니까. 아들의 그런 심오한 뜻을 알고는, 나는 될 수 있으면 집밥을 권하지 않는다. 아들의 심오한 뜻과 나의 배려를 영감은 알지 못한다. 보림이랑 아들내외와 둘러앉아서 밥을 먹는 것을 큰 행복이라 생각하는 영감이다. 늘 보람이의 오물거리는 예쁜 입사위에 영감의 입꼬리는 한 없이 오르곤 하지.

 

아들의 심중에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은 아니지. 하나의 반찬이라도 더 챙겨 상에 올려놓고 싶은 어미. 그러게 며느님의 설거지 감은 많아질 수밖에. 제 댁의 수고로움이 언제나 안타까워서, 아들은 팔을 걷고 나서서 뒷마무리를 돕는다. 이제는 아예 며느님도 제 남편의 수고가 편하다며, 시누이도 시어미에게도 근접을 막는다. 그렇겠다. 나란히 서서 씻거니 닦거니 하는 모양새가, 내가 보기에도 차라리 즐거워 보이기까지 하니, 이건 시어미만의 시선이겠지.

 

그래서 웬만하면 식구들 생일엔 외식을 청한다. 아들 내외가 한결 밝은 표정이 된다. 아들의 제 댁을 사랑하는 마음이 시어미의 입장에서는 심하다 싶지 않은 건 아니다. 그러나 이혼을 한 아들에게서 손주를 얻어, 그 뒷바라지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친구들을 보며, 서로 잘 맞아서 잘 살아주는 것 만으로도 고맙기는 하다. 그렇지. 시부모가 무슨 상관이람. 지네들끼리의 금실이 제일이지. 다만 아들의 현명하지 못한 표현이 좀 서투른 게 문제다.

 

그 주말에 아들은 기분 좋게 술을 걸친 채다. 저럴 땐 뭔가 가슴속 깊은 곳에 담아둔 마음을 내뱉기도 하지. 도에 지나칠 만큼은 아니지만 전례로 보아 확실하다. 그윽한 눈으로 보림이를 한참을 들여다보던 아들이 드디어 입을 연다.

보림아. 아빠한테는 세 여자가 있거든? 할머니랑 엄마랑 보림이가 있다는 말이야.”

대부분의 남자들은 엄마와 장모와 마누라를 엮는다는데, 아들에겐 장모가 없으니까.

 

그런데 말이야. 할머니랑 엄마는 늘 아파서 아빠 마음이 아프거든?”

할머니는 연세가 많으셔서 아프고, 엄마는 몸이 약해서 아프고.”

그러니까 우리 보림이는 아프지 말아라아~. 알았지? 아빠가 너무 힘들다.”

일 절만 했으면 좋을 걸. 마음이 아프다는 건 수궁이 간다. 그런데 지가 나 아프다고 뭘 해서 힘들어?

한 팔로 두 눈을 덮고 누었는가 했더니, 금새 코를 곤다. ‘취 중 일언은 진심이라 했겠다?!

 

큰 일이이로세. 이건 보림이 들으라는 소리가 아니질 않는가. 만만한 게 어미라고, 나 들으라는 소리로고. 늦도록, 아주 늦도록 아이들 힘들게 하지 않으리라 작심을 했는데. 그리고 자신도 있었는데. 에미가 실하지 못한 것에 아들이 힘들단다. 어쩌란 말이냐. 늙고 싶어서 늙는 것도 아니고 병이 들고 싶은 건 더더욱 아닌데. 오래 살고는 싶은데 벌써 아들이 힘들다 한다. 내가 어때서 네가 힘드냐고 왜 당당하질 못한고. 나도 별 수 없이 늙기는 늙었나 보다.

 

보림아~!

워쩐다냐. 힘들다고 소리도 없이 내지르는 네 애비의 함성을 어쩌냐고~. 니도 그냐아~?!

보림이 시집가는거 보고 돌아가시라 했는디 건 맬짱 헛소리였남?’ ㅜ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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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늘 이렇게 청춘일 줄 알았는데...ㅜㅜ.          참 잘 어울리는 한 쌍.  참 이쁘다. 뭘 더 바래누.

                                                                                                    애비야. 앞에 앉은 에미도 좀 건네 줘봐라이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