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느님도 백년손님으로
“예 어머님. 잘 알았습니다. 그렇게 할게요.”
딸아이가 내 집에 다니러 와서 제 시어머님과 통화를 하는 중이다. 상냥도 하시지 ㅋㅋㅋ. 전화를 끊자 내친 김에 딸아이에게 당부를 한다.
“시댁 어른들이 문자를 보내셨어도, 너는 문자로 답하지 말고 전화를 드려서 말로 답 드려라.”
“예.”
그런데 내가 방으로 들어오자 딸아이가 따라 들어오며 말한다.
“엄마가 전 번에도 말씀하셨는데…. 올케가 있어서 그냥 들어 넘겼어요.”
“그래. 기억한다. 네 올케가 곁에 있길래, 나도 올케 들으라고 한 소리다.”
“아, 그래요?!”
“올케한테 그렇게 얘기하기가 좀 거시기해. 너한테 그리 말하면 저도 알아듣겠지.”
“그런 얘기 정도는 직접 말씀하셔도 되는데.”
“올케가 나한테 문자를 잘 보내는데 좀 거북해. 그렇다고 앞에 대고 말하면 올케가 무안해 하지. 좋게 얘기 해도 나무라는 소리로 듣기 십상이야.”
“아이고 엄마는 왜 그렇게 어렵게 사세요. 그런 말은 괜찮아요.”
“아니지. 그래서 고부라는 사이가 어려운 거란다.”
며칠 뒤-
우리 집으로 며느님의 우편물이 배달이 되어 왔다.
‘네 우편물이 우리 집으로…. 가져가거라.’하고 문자를 보냈다. 곧 손전화가 운다.
“어머니. 전데요. 우편물 급한 거 아니니까 주말에 내려가서 갖고올께요.”
오이~ㅇ. 쎈스쟁이. 그러게 곰하고는 못 산다니까. 히히히.
보림아~!
니 옴마가 할미 말을 알아들었구먼. 이쁘다 혀라.
네 엄마도 ‘백년손님’으루다가 승진한 겨.
좋잖여~.
서로가 너무 격의 없이 하다가 사단이 나는 거라니께.
보림이도 알아두거라이~.
가까이 있는 사람일수록 예의가 더 중요한 것이여. 알았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