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창시절 우린 4인방이라는 소릴들으며 캠퍼스를 누비고 다녔다.
뭐...생긴것도 보통이고 키도 고만고만하지만, 그땐 뭐가 그리 당당하고 자만심이 있었는지
나름 잘난척하며 그렇게 세상물정 모르고 20대가 영원할줄 알았다.
모두 연애 결혼을 해 각자 열심히 살다가 얼마전 연락이 끊겼던 한친구와 연락이 닿아
우리는 십여년만에- 졸업한지는 23년이 되었네- 한자리에 앉았다.
나도 나름 피부 좋다는 소리, 나이보다 어려 보인다는 소릴 적잖이 듣는데
이 친구...얼굴이 거짓말 쬐금보태서 그대로다.
얘기를 하다보니 강남에서 좀 사는가보다.
둘은 이사님 사모님이고, 한 친구는 사장님 사모님이고, 난 아줌마일뿐이고.
모두들 피부 관리에.. 골프 얘기에.. 아이들 학교 얘기에.. 레슨비 얘기에.. 완전 기가 팍 죽었다.
난 결혼 준비하며 마사지 받은게 전부요, 10년전 딱 1년 헬스다녔던게 전부요....
하지만 그중 우리 아이가 젤로 공부는 잘하드만.
쬐금 위로는 됐지만, 여자 팔자 뒤웅박팔자라는 말이 그 순간 스치는건 몰까?
그렇게 잘살면 지가 밥값좀 내든지...
그날 저녁 남편에게 친구들 만난 얘길 띄엄띄엄하면서
내가 우리 부모님께 좋은 피부를 물려받아
이렇게 고생해도 티안나는걸 고맙게 생각하라했다.
그런데 울남편, '뭔소리야?' 하는 표정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