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지는 마당에서 가만가만 지금보다 더 젊었을적을 떠올려본다.
누구나 옛날엔 금송아지 한마리쯤 있다고 하고, 누구나 옛날엔 한미모 했다고들 말한다.
그러고 보니 나도 한미모, 한몸매 했었던 때가 있었던 것같기도 하다.
훗날 지금을 돌이켜보면 그래도 나이 오십대는 청춘이다 할 때가 있겠지만......
항상 지난 것은 아름다운 것같다.
가슴떨리던 첫사랑도, 가슴뛰던 즐거움도,가슴앓이 짝사랑도, 가슴시린 실연마져도 그렇다.
가수 최백호씨의 노래가사 중에는 새삼 이나이에 실연의 달콤함이야 있겠냐먀는,~~~하는 부분이 있다.
그마음이 딱 내마음이다.
모든 아픔도 어려움도 다 지나고보면 추억이고 아름다운 것같다.
그러므로 현재 나는 아름다운 것이다.
지금 앞으로 나온 내 배도 아름답고,처진 목 과 눈매도 아릅답다 할 수 있다.
36-24-36이 아니면 어떠랴.!
난 아름다운 중년여성인데.........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고 하잖는가.!!
당당하게 머리를 쳐들고 걷지는 않지만, 뿌리가 깊어 왠만한 가뭄에도 끄떡없고
왠만한 비바람에도 꺼떡없다.
아침마다 남편에게 다정하고 그윽하게 웃어주고
전화로 안부묻는 자식들에게 걱정대신 희망주고
날 보는 강아지들에게는 사랑주고
유정란 낳아주는 닭에게는 먹이주고
갖가지 색깔로 반기는 화단의 꽃들에게는 감탄주고
온갖소리로 지저귀는 새들에게는 따라서 비슷한 소리 내주고
맑은공기 주는 나무에게는 칭찬주고
졸졸흐르는 개울에게는 손길주고
앞집 소에게는 풀 띁어주고
난 매일 이렇게 막준다.
고로 나는 막주는 여자다.
그리고 나는 아름다운 중년의 아줌다다.
또 나는 행복한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