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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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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주는 여자


BY 돌고래 2009-08-17

해가 지는 마당에서 가만가만 지금보다 더 젊었을적을 떠올려본다.

누구나 옛날엔 금송아지 한마리쯤 있다고 하고, 누구나 옛날엔 한미모 했다고들 말한다.

그러고 보니 나도 한미모, 한몸매 했었던 때가 있었던 것같기도 하다.

훗날 지금을 돌이켜보면 그래도 나이 오십대는 청춘이다 할 때가 있겠지만......

 

항상 지난 것은 아름다운 것같다.

가슴떨리던 첫사랑도, 가슴뛰던 즐거움도,가슴앓이 짝사랑도, 가슴시린 실연마져도 그렇다.

가수 최백호씨의 노래가사 중에는 새삼 이나이에 실연의 달콤함이야 있겠냐먀는,~~~하는 부분이 있다.

그마음이 딱 내마음이다.

 

모든 아픔도 어려움도 다 지나고보면 추억이고 아름다운 것같다.

그러므로 현재 나는 아름다운 것이다.

지금 앞으로 나온 내 배도 아름답고,처진 목 과 눈매도 아릅답다 할 수 있다.

 

36-24-36이 아니면 어떠랴.!

난 아름다운 중년여성인데.........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고 하잖는가.!!

당당하게 머리를 쳐들고 걷지는 않지만, 뿌리가 깊어 왠만한 가뭄에도 끄떡없고

왠만한 비바람에도 꺼떡없다.

 

아침마다 남편에게 다정하고 그윽하게 웃어주고

전화로 안부묻는 자식들에게 걱정대신 희망주고

날 보는 강아지들에게는 사랑주고

유정란 낳아주는 닭에게는 먹이주고

갖가지 색깔로 반기는 화단의 꽃들에게는 감탄주고

온갖소리로 지저귀는 새들에게는 따라서 비슷한 소리 내주고

맑은공기 주는 나무에게는 칭찬주고

졸졸흐르는 개울에게는 손길주고

앞집 소에게는 풀 띁어주고

 

난 매일 이렇게 막준다.

고로 나는 막주는 여자다.

그리고 나는 아름다운 중년의 아줌다다.

또 나는 행복한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