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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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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색남자


BY 햇반 2011-12-16

어제 오후 딸애는 도서관에서 춥고 배고프다고 메세지를 보냈다

아빠 퇴근시간에 맞춰 함께 오라며 아빠한테 연락을 해보렴했다

딸은 아빠와의 카톡메세지를 내게 그대로 전달했다

 

"공주님이 오시라면 세상끝이라도 달려가겠습니다"

를 마지막으로 언제 오냐는 딸의 질문에 더이상 대답이 없다

 

그로부터 두시간후 남편에게 전화가 왔다

내가 받자 딸애가 "엄마" 하고 부른다

지금 출발했으니까 20분뒤에 저녁 먹으러 가자며 집앞으로 나오라고 했다

 

저녁식사를 마치고 집으로 오는길...

시험 본다고 매번 저녁을 도서관에서 떼운 딸에게 모처럼 든든히 저녁을 먹인 충만감에

빠져들쯤 남편이 한마디한다

"이쁜딸아~~너는 아빠 잘만났지. 춥다고 하니까 바로 달려가고 배고프다고 하니까 맛있는 저녁도 사주고

이런 아빠가 어디있을까.다른 아빠들 이렇게 다 못해. 너는 너가 하고 싶은거 다하고 ,,,,"

이쯤에서 내가 한수 거들어야 딸의 짜증을 듣지 않게된다

아니 그냥 놔두면 저 이야기 끝쯤에서 나도 호명이 될것이다

우리마눌님~~남편 잘만나서 어쩌구저쩌구...

그러니....

저입을 다물게해야한다

 

딸과 뒤에 나란이 타고 있다가  내가 공손하게 대답을 했다

"예~~저희들 모두 이렇게 잘 사는건 다 주인님 덕이지요.

저희가 하늘의 복을 타고 났나보네요~~"

내 말이 끝나기도 전에 남편이 생색이 무안했나보다

얼른 껌을 씹으라며 껍통을 건낸다

 

아무리 못된남자와 생색남자라도 여자둘을 당해내기는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