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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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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과의 데이트3


BY 햇반 2009-02-22

 


시간이 꽤 흐른것같다

온통 어둠속에서 티비를 켜니  “인사이트 아시아-누들로드” 가 방영되고 있었다

화면속의 면발들을 보고 있으려니 시장기가 돌았다

“짬뽕 먹고싶다”

남편이 탕수육이랑 짬뽕을 시키고는 딸을 깨웠다


방송을 보면서 늦은 저녁을 먹는 딸애는 아무렇지 않게 웃기도하고 말도 건낸다

애는 자신의 감정을 조절 못해 표출을 해버린 뒤 후회하고 늘 미안한  마음을 갖는다

이번에도 그런것 같다

저녁을 다 먹고 티비를 보면서도 나에게 달려들어 나를 안고 내 품에 고개를 묻고 애정표현을 한다


“왜 벌써 미안해진거야?”


그리곤 몇마디 딸의 마음을 자극하니 금새 울음을 터뜨린다

아예,엉엉운다

자기도 많이 힘들다고 울면서 할 말 다한다

엄마아빠 일 때문에 힘들까봐 고민 있어도 말 않고 그냥 참고 산다고운다

엄마는 힘들때마다 아빠에게 말하고 나한테 말하지만 엄만 바쁘다고 내 얘기 안들어 주었다고 운다

자기 고민있는거 엄마아빠가 알기나 하냐고 운다

자신이 얼마나 잘하려고 노력하는지 아냐고 운다

밤에 엄마아빠 잘 때 자기는 기도하고 책읽고 자는데 그거 아냐며 운다

엄마아빠 맘에 안든다고 친구들하고 놀지 못하게 해놓고 이제 친구도 없는데 엄마아빠

나하고 놀아 주지 않는다고 운다

혼자 집에서 하루종일 있으면 얼마나 외로운지 아냐고 운다

외로워서 밥먹으면서 울어봤다고 또 운다

하루종일 둘이 나가 있으면서 보지도 않고 내가 공부 안한다고 단정 짓는다고 억울해 운다

둘이 맨날 맛있는거 먹으면서 나 집에서 하루종일 아무것도 먹을거 없을때 속상하다며 운다

아까 맘에 드는옷 있는데 비싸서 못사고 얼마나 속상했는지 아냐며 운다

자신이 너무 착해빠져서 그래서 속상해 죽겠는데 왜 못됐다고 욕하냐며 운다

밤마다 엄마 아프지 말고 아빠 돈많이 벌고 그리고 오빠 집생각 안나게 해달라고 기도하는거 아냐며 운다


맘이 아프다

나도 딸처럼 엉엉 울고 싶다

안타깝고 애처럽고...

너의 그마음 그대로 몇배만큼 내가 더 아픈걸 넌 아냐며 나도 울고싶지만

그냥 휴지로 눈물만 찍어낸다


우는 아이를 달래 고민이 뭔지 물었다

엄마가 해결하지 못할 고민이라고 했다

그래도 엄마가 알고 있으면 너에게 도움이 되지 않겠니 하며 또 물었다

순순히 말하고 말하니 아무것도 아니란걸 딸도 안다

옷은 어떤거였니

엄마가 월요일 사다줄게

너가 원하는걸 당당하게 요구라는 딸이 좋아

너 자리를 지키고 최선을 다하며 성실하게 임한다면 너의 요구는 더 당당해질수 있는거야

기도를 잘하는 딸에게 아빠는 내일 감사헌금하라며 만원을 건내준다

그제서야 베시시 웃는딸...

이쁘다

사랑스럽고 눈에 넣어도 안아픈 딸이다


자주 우는걸 보니...

뭔가에 자꾸 걸리는걸 보니...

감정을 주체못해 안타까워 하는것을 보니...

딸애는 성장통이 앓고 있는게 확실하다

누구나 한번씩 겪으면서 자라나는 성장통....

 

무럭무럭 자랄때마다 딸애는 수없이 성장통을 겪을것이다

그저 딸애가  야무지게 잘 견뎌내고 성큼 커 있기를 바랠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