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백화점까지 갔어도 옷을 건지지 못한 딸은 이내 본색을 드러낸다
간혹 내 시야에서 사라졌나 싶어 두리번 거리면 어느새 내 옆에 바짝 붙어 나를 약올린다
점심먹으며 오빠와 국제통화를 하는데도 생각없이 말을 뱉어내는것도 맘에 안든다
아이스크림을 하나씩 손에 들고 인내심의 한계에 달한 나는 그냥 엘리베이터를 타고 사무실로 올라와 남편에게 화풀이를한다
“차라리 일을 하는게 낫지 ,쟤랑은 정말 못 다니겠어“
남편은 또 둘이 싸웠구나 하는 표정이다
곧이어 딸이 들이닥치자
“너 엄마 힘든데 왜 피곤하게 하냐?”
그말을 곱게 들을리 없는 딸..
“내가 뭘? 나 아무것도 안샀어, 다리 아파죽겠으니까 말 걸지마”
......
집으로 오는내내, mp3로 음악만 듣는 딸에게 듣거나 말거나 온갖 말들을 쏟아부었다
기집애가 싸가지가 없어...
당신이 잘못 버릇을 길들여서 그렇지...
저 성격에 친구가 붙어 나겠어...
성격파탄자 같으니라고...
저러다 왕따인생 되면 어떻하니...
공부도 못하고 성격도 안좋고 먹지도 않아 키도 안크고, 사람구실도 못하면 어떻하냐고,,,
엄마아빠가 지를 너무너무 사랑해줘서 그렇다고 평생 부모 원망할거 아냐...
심한 말들을 쏟아내는 동안 남편 역시 나를 말리지않고 같이 동조한다
아니 오히려 부추긴다
나의 피곤함을 4-5시간 딸애와의 신경전을 충분히 이해한다는 뜻이다
함께 아이의 문제를 거론하며 뒤에서 아무생각없이 음악만 듣고 있는 딸애 흉을봤다
집에 들어서자마자 딸은 자기방에 들어가더니 조용하다
잠을 자는 모양이다
에라....
모르겠다
일주일 내내 일하고 토요일 쉬지 않고 남편은 사무실에서 나는 딸에게...
봉사한 우리...
우리도 잠좀 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