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으로 향하는 공항버스 안에서 난 그애의 손을 꼭잡고
마치 연인처럼 소곤거리며 그애와의 이별을 준비했다
이제가면 언제나 볼수 있을까
길게는 1년...
청소년기의 1년은 참으로 길고도 긴 여정일텐데
신체적 정신적 성장이 쑥 크는 시기일텐데
그 시간속에서 그애는 나와 얼마만큼 멀어져 있을까
“엄마. 아쉬운데 몇가지 있어”아들이 말을 꺼낸다
“뭔데?”
“민주를 안아주지 않고 왔어”
“뽀뽀했잖아”
“그래도 안아주고 싶었는데,,,”
“다음엔 만날때 꼭 안아주렴 동생도 좋아할거야“
그랬구나.
아들은 가족과 헤어져 있는 근 1년간 집에가면 해야할 여러 가지 일들을 준비하고
기다렸던거구나
떠나던 마지막 날 밤까지 심야영화를 보러 가자고 하던 그애의 성화에 피곤한 엄마대신 아빠랑만 둘이 다녀오라고 등떠밀며 보냈는데 그것조차 모두 그애의 계획이었단걸 눈치채니 못내 마음이 안쓰럽다
왜 그렇지 않겠어
혼자 생활하면서 집을 그리는 마음에 가족과 친구들이 얼마나 그리웠을까
혼자말로 주절주절 이해한다 떠벌리다가도 집을 떠나 있던 적 없는 나는 그애의 마음을 십분의 일도 헤아리지 못하는거 같아 염치없어 슬그머니 이해하려는 맘을 접는다
그렇게 아들은 새로움을 찾아가고 새로움 속에서 자신의 변화를 발견하고 어른으로 성장하겠지
나는 그저 어미로서 그애를 지켜보고 늘 염려와 안스러움으로 잘해내기를 바랄것이다
출국을 하려는 아들을 살포시 안아주고 “잘하고 와~”
한마디하고 나는 식씩하게 공항버스에 몸을 실었다
마치 아들이 그렇게 해주기를 바라듯이...
버스에서부터 아마 나는 이미 예견했듯 열이 나기 시작했을테고...
사실 그 이전부터 감기기운이 있어 보름도 안되는 아들의 집에서의 체류기간이 끝나면
좀 여유가 생기길 바랬다
그래서 강행군을 했었던거다
사무실로 돌아온 나는 전시중이라 현장에서 약을 먹고 몸을 달랬다
내 얼굴을 보고 모두 아들을 보낸터라 이해해주었다
하지만 정작 나를 괴롭힌건 그동안 무리해왔던 나의 몸이 바닥으로
곤두박질 치고 있었던거다
그것까지는 누구도 알 리가 없었다
아들이 온다던 일주일부터 들떠있던 마음..
아들의 방정리며 이불빨래 그리고 바로 시댁으로 달려가 며칠간 명절을 보내고 집으로 와 출퇴근하며 아들을 정성껏(?)돌봐주었다
아침을 준비하여 함께 먹고 출근하고 퇴근후 그동안 먹고 싶었던 음식들을 찾아다니며 먹이고 주말쯤에는,아들이 왔다고 친정식구들 불러 한바탕 잔치 치르고 또다시 출근과 퇴근을 하며 종종거리며 아들에게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을 보이자고 스스로 위안했다
도시락을 싸갖고 다니면서 악착을 떨고 아빠랑 엄마랑은 이렇게 열심히 산다며 그렇게 아들에게 잘보이기 위해 무리를 했다
아들은 떠나고 전시가 끝난 토요일 오후, 집에와 드디어 널부러 쓰러진 나를 보고 딸이 혀를 찼다
“쯔쯔쯔, 오빠 보내고 나니 할 일 다 한사람마냥 아프기 시작하는거야?”
그말을 정확히 들은건지 아님 꿈결에 들은건지 다음날 일요일까지 미친듯 아팠다
밤새 여러번 놀라 잠이 깨면 땀이 범벅이 되어있었다
여러번 갈증을 느껸던것 같은데 혼자서 해결할 방법이 없었다
딸을 불러 배를 좀 깎아 달라해서 부족한 수분을 채웠다
딸방에서 자던 나는 신내림을 받는 무당처럼 몇 번의 경기를 하고 아침에 돼서야 목이 말라 일어났다
밖에서의 인기척을 보아하니 남편과 딸이 일어난것 같은데 나를 돌봐줄줄 모른다
아...
엄마가 되어보지 못한 사람들은 아픈 사람에게 필요한게 무엇인지 모르는구나
갑자기 엄마가 그리워 목이 메었다
한시간 가량을 침대에 누워 마른침을 삼키며 겨우 몸을 가누고 나가서는 딸에게 한마디했다
“어쩜... 엄마 아파가 죽어가도 모르겠구나...
아침에 일어나면... 엄마가 살아있는지... 확인좀 해야 ....하는거 아냐
물도 한잔 ...안갖다 주고 ...너무 하잖아...“
아빠는 일어나 컴퓨터 작업좀하다 집정리를 하다말고 죽을 사러 나간 중이었고
딸은 일요일 아침이니까 늦잠을 자고 티비를 보고 있다가 주방을 치우려던 참이었다
한참후 죽상(?)을 차려온 남편앞에서 난 환자가되어 죽을 먹었고 그리고 약을 먹은후
또 하루종일 앓았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