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살 딸아이가 창업을했다.
지나가는 개도 웃을 일이지만 난 짐짓 진지한척 도와주었다.
며칠 제 서랍의 물건들을 정리하더니 디카로 그것들을 열심히 찍어댔다.
한번도 안쓴 지갑.
펜셋트.
여러가지 모양의 필통.
지우개.
파우치.
서럽마다 빼곡히 쌓여있던 물건들이 죄다 방바닥에 누워 디카의 표적이 되었다.
그것을 자신의 미니홈피에 올려달란다.
팔겠단다.
이것참...
"내가 도와 주니까 이건 동업이야.맞지?
몇대 몇으로 할건데?
반응 좋으면 내 물건도 올리자.."
물론 이건 오버지만 내말에 아이는 안심이 되었던지 신이났다.
물건들은 일단 엄마가 검열해야 한다고 했다.
천으로 된 지저분한 필통이 눈에 띄어 이건 빨아서 내 놓아야 하지 않겠냐고 했더니
팔리기만 한다는 딸과,고객의 입장에서 다시 한번 물건을 정검해야 한다는 엄마의
주장은누가봐도 남부럽지 않는 홈쇼핑 업주들 같았다.
장사를 하는 기본자세에 대해 장항하게 늘어 놓으며 판매할 목록에 대해 일일히
참견을 해대자 딸 아이는 엄마랑 장사를 못하겠다고했다.
난 한시간도 안돼어 창업주에게 짤렸다.
이런...
아이들이 학교에서 물건을 사고 파는 일은 정당한 일은 아니다.
아이도 그것을 알고 있다.
그러나 아이의 아이디어가 너무가 깜찍해서 잠시 봐 주기로했다.
보나마다 며칠도 못가 물건이 바닥나거나 구매자들이 흥미를 잃을것이다...ㅎ
선생님은 모르게 한다고 했지만 설령 안다고 해도 난 아이의 용기만을 보기로 했다.
솔직히 아이의 아이디어를 그냥 지나치가 싫었다.
잠깐동안 흉내만이라도 내게 해 주고 싶었다.
세상을 헤쳐나갈 5학년 딸에게 내가 베풀수 있는 최초의 도전이랄까.
그것은 충분히 교훈적인 가치가 있으거라 생각한다.
딸이 아마 휼륭한 기업가가 되지 않을까 기대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