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서 살아가는 여자가 있다.
남편도 저 세상으로 가고 아이는 공부하러 서울로 가고 그렇게 혼자만
사는 여자가 있다.
생활이란 살아있는 모든이들의 살아갈 의무처럼,그녀를 보면 단지 그
의무를 행하는듯 보인다.
딱히 행복이라든가 즐거움 따위를 찾아볼수 없다는 생각...
그러나 나의 추측은 사소한 그녀의 일상만도 못하다.
그녀는 언제나 밝고 활기차기 때문이다.
감사한일도 많고 기쁜일도 많고 타인의 마음까지도 껑충 띄워 즐겁게
해주는 그녀.
내가 주변사람들에게 감사하다고 메세지를 전할때도,사랑한다고 문자를
보내는것도 그녀 때문이리라.
그녀를 보고있으면 감사가 감전되듯 찌르르 슬픔으로 다가오다 그대로
"감사"하고 내안으로 스며들고만다.
그녀를 좋아하는 이유가 단지 그녀가 안되보인다는 내 불투명한
시야에 갇혀,그녀를 보려는 교만한 마음이 아니기를 바래본다.
교만조차 겸손으로 만들어 주는 그녀의 넉넉함을 보고 있자면
내 안의 감사가 무럭무럭 차 올라 세상에 모든 것들을 감싸안고 싶다.
문득 우리들의 어머니를 생각해본다.
그들의 40대.
빠듯한 살림살이들을 조작난 퍼즐처럼 어렵게 꿰어 맞추기 일쑤였고
갖고 싶은 물건들은 자식에게 먼저 양보를 해야하는,
식료품도 백화점에서 봐오는 우리들과는 비교할수 없다.
때때로 원하는것,갖고 싶은것들을 거침없이 카드를 긁어대는 우리들의 모습.
이런 모습들이 그들이 바랬던 꿈이나 희망이였을까.
외식에 드는 돈이 아깝다고 한사코 집에서 고기를 구워 먹이던 우리들의
어머니들.
시장 한번 나가는게 대단한 행사 마냥 무거운 엉덩이를 바닥에서 뗄 생각도
않던 야속했던 어머니들.
그들이 단 한번도 현재 하루의 내 삶처럼 살지 못했던것을 후회하고 있지는
않을까.
깊어가는 겨울에 따듯하고 정다운 집이 있으니 감사해야지.
그리 잘난 남편이 아니어도 변함없는 그 마음에 감사해야지.
공부하란 잔소리만 아니면 잔소리 거리도 없을 아이들 건강하니 또 감사하고,
간간히 이것저것 손으로 입으로 챙겨주시는 어른들 계시니 감사하고 든든하다.
가정에 의미를 두면 내가 가정에 꽉 차 올라 행복을 느끼게 되고, 세상에 의미를 두면 내가 세계안에 있는것처럼 광활해진다.
우리들의 시야는 줌(zoom)렌즈처럼 시시각각 변할테지만 클로즈업 되는 순간마다 더 크게 보일 그 무엇으로 무한한 자유를 얻게 될 것이다.
그것이 다만 감사이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