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은.. 참 빨라. 잠시, 눈 안에 그윽한 가을을 정리하느라 멈칫한 순간 휘익하고 지나가 버린다. 지나간 자리 한켠에 자리잡은 나의 세월. 누렇게 떠 버리거나 칙칙해질테지.
세월의 빛깔도 가을 낙엽처럼 고와질까. 더 추워야 붉은 기운을 담아내는 단풍잎들처럼 더 추워야 짙게 샛노래질 은행잎들처럼. 우리도 추울때면 우리만의 빛깔로 더 고와질 수 있을까.
자연의 본능이나 인간의 본능이나 같은게지. 함께 흘러가는걸보면알아.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보호색을 갖은 생물들처럼 우리도 그들처럼 한 해 두해 보호막을 치며 살아가는것일까. 더 아름다워지기 위해 취위를 견뎌내면서까지..
가을은.. 참 빨라. 우리도 가을처럼 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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