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아이가 요즘들어 부쩍 늦잠을잔다.
피곤한가보다 이해한다.
아침식사를 거르기 시작하더니 이젠 아예 먹을 생각을 않는다.
제 학교 갈 시간에만 맟춰 일어나 머리빗고 세수하고 옷챙겨입고 바쁜듯 휭 가버린다.
합창대회가 곧 있다고 한창 연습중이다.
아침자습 시간과 점심 먹고 남는 시간을 이용한다.
노래연습은 에너지 소비량이 많이든다.
아침을 안먹으면 힘이 없어 제대로 연습도 못할거고 건강도 해칠거 같아 걱정스럽다.
지난달엔 연습중 쓰러져 보건실에 업혀간적도 있다.
가끔 어지럽고 속이 안좋단 말을 한다.
유난히 엄마를 밝히고,내가 제 곁에서 떨어져나갈까 항상 나에게만
신경을 곤두세우고있는아이.
그애가 나에게 쓰는 신경만큼 내 신경도 점점 중심을 잃어간다.
아침시간..
일어나라고 깨우니 일어나기 싫은지 나에게 옷을 챙겨달란다.
억지를 부리는거다.
화가난다.
밥도 좀 먹여보내고 싶은데 ...
맨날 잘하다가 한번 못하면 그대로 토라져 버리는 아이들속성.
머리를 감고 말리다 만 수건으로 빨리 일어나라며 버럭 소리를 지르고
몸을 툭치고 나와버렸더니 울어버린다.
아빠가 달랜다.
만만한 아빠한테 소리를 지르고 발길질을 해댄다.
쫒아들어가 속옷바람의 애를 손바닥으로 철썩철썩 때렸다.
내손이 아프다.
아이의 허벅지며 등짝이며 팔이며 손자욱이 벌겋게 드러난다.
아빠가 말리다 나에게 쫒겨난다.
아이는 엉엉울고불고...
나는 출근준비를한다.
아빠가 뒷처리를 하는지 둘이 토닥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마음이 안좋다.
화장실에 들어간 아이를 쫒아가 밥을 먹으라고 소리를 지르니
안먹겠다고 되받아친다.
그래라.
쓰러져 죽던지 말던지...
아이도 안진다.
그래..
나 죽으면 엄마 신경 안쓰니가 좋지 뭘...
금새 퉁퉁 부은 얼굴로 나를 노려보며 씩떡거린다.
잘 다녀오겠다는 인사도 안하고 현관문을 닫고 가버린다.
마음이 아프다.
출근하기전 아이방에 들어가 칠판에 크게 써 놓는다.
미안하다 , 사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