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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서의 40대 직장 여성과 MZ직원과의 싸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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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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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BY 햇반 2005-04-14

 주말에도 일을했다.

 이틀동안 집안일은 일체 하지도 않았다.

 먹는것도 세탁도 모두 맡겼다.

 월요일 아침 아들이 양말이 없다고 했다.

 양말을 세탁소에 맡길수 없는 노릇이고...

 발목까지 오는 내 검은색 양말을 주었다.

 오늘아침엔 회색의 목없는 양말을 주니 싫단다.

 그래서 오늘아침은 아빠 양말을 꺼내주었다.

 

두가지 일을 한다는건 힘든일이다.

바깥일을 하는 여자에게 집안일은 그대로 스트레스다.

요즘엔 정말 살림 해 줄 사람이 있으면 좋겠다.

살림 잘하는 참한 남자 어디없나?

파출부를 부리려면 남자를 부려야겠다.

그동안 남자에게 부림당한 한(?)을 씻을테다.

게다가 손세탁할때 힘이 좋아 더 깨끗이 할 것이고

장바구니 들고 시장 다니려면 힘도 좋아야 하니,

아들딸 하고 가끔 놀아 주어야  체력도 좋아야 하니

필히 남자여야겠다.

 

아이들은 엄마의 사랑이 부족하다 싶으면 아프고 메말라간다.

그걸 피부로 느끼게 되는 엄마는 불안하다.

딸과 나는 정확히 그 소통이 이루어진다.

내가 아프면 딸이 아프고 딸이 아프면 내가 아프다.

핏줄이기 이전에 다른 어떤 이유인거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섬뜩할 때도 있다.

 

지난 토요일 하이힐을 신고 하루종일 서 있느라 발바닥이 많이 아팠다.

집에오니 거의 초죽음상태다.

저녁 먹으러 나가는것조차 귀찮을 정도였다.

저녁을 먹고 들어오니 딸이 맛사지를 해 주겠단다.

그러고는 침대에 엎어 놓는다.

근육통 크림을 바르니 시원했다.

그대로 깜박깜박 졸았다.

연신 쫑알거리며 떠들어대는 말을 반은 귀로 들으며 반은 침으로 흘렸다.

40여분이 지났을까.

발이 한결 풀려 고맙기도했고 너무 오래 시켜 미안하기도 했다.

봉사료를 주겠다고하니 안받는다고 한다.

아빠 흰머리 뽑을때 개당 500원씩 다부지게 받아낼때랑은 영 딴판이다.

 

딸은 불안한가보다.

엄마가 자꾸만 자꾸만 밖으로 향해가는것 같아....

 

오늘도 학교에서 돌아온뒤 전화를 해서 묻는다.

 

"엄마 언제와..낼도 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