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일수가없다. 그것은 내공이 쌓이는 것처럼 해를 거듭하면서 더욱 더 날카로워지기까지한다.
베란다 밖으로 보이는 봄은 봄이다. 숨길것도 감출것도 없이 다 드러냈다. 내 시야 안쪽의 다른 장면은 이미 꽃들이 만발하다. 이미 후각은 꽃향기를 온몸으로 전달한다.
눈은 속일수가 없다 가장 예리한 인간의 더듬이다.
보이지 않는 곳까지 미리 당겨 볼 수 있는 필름처럼 그 공간에 수많은 더듬이는 언제나 사람을 지배한다. 자연과 가까워질 수 있는 이유도 제 눈에 지배당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눈은 시시때때로 파괴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