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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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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다시 남자를 만난다면


BY 햇반 2004-12-05


나 다시 남자를 만나다면,

내 아버지 닮은 초로의 남자를 만나고 싶다.

웊푹 패인 뺨 고랑사이 알알한 그리움 새순처럼 돋아

이 세상 천지 어딘가에  묻어 두고 

홀로 떠나 버릴...


나 다시 남자를 만난다면

내 아버지 닮은 작은 남자를 만나고싶다.

삶에 지친 어깨,내 머리 하나 묻지 못할 안타까움

무디어진 손길의 흔적은

묵은 해 지나도록 지워지지 않는다.


내가 다시 남자를 사랑한다면

내 아버지 같은 남자를 사랑하리라.

언제나 낮은곳에 임한 서러움 모두 벗겨

따뜻한 양지속에 피어나는 작은 풀꽃처럼

감사하며 아껴주리라.

 

나 다시 남자를 만나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