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다시 남자를 만나다면,
내 아버지 닮은 초로의 남자를 만나고 싶다.
웊푹 패인 뺨 고랑사이 알알한 그리움 새순처럼 돋아
이 세상 천지 어딘가에 묻어 두고
홀로 떠나 버릴...
나 다시 남자를 만난다면
내 아버지 닮은 작은 남자를 만나고싶다.
삶에 지친 어깨,내 머리 하나 묻지 못할 안타까움
무디어진 손길의 흔적은
묵은 해 지나도록 지워지지 않는다.
내가 다시 남자를 사랑한다면
내 아버지 같은 남자를 사랑하리라.
언제나 낮은곳에 임한 서러움 모두 벗겨
따뜻한 양지속에 피어나는 작은 풀꽃처럼
감사하며 아껴주리라.
나 다시 남자를 만나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