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어보지 말아야 할 상자를 열어버린 판도라처럼
여자는 그 곳에서 쏟아져 나오는 사랑의 실체를 들여다 보며 절망했다
이해하며 감춰 두었던 것들,용서하며 묻어두었던 것들 절망하며 삭히었던 것들,
여자가 기억하는 모든것들이 그대로 담겨져 있었다.
여자는 남자에게 그것들을 모두 보여주며 소리치고 싶었다
여자에게 무엇을 해야하는지 더이상 여자에게 묻지 말라고
남자라는 허울을 벗어버리고 인간의 마음으로 들여다보라고 소리치고싶었다
그러나 남자는 보려고도 하지도 않을것이고 보이지도 않을것이란걸 여자는 알았다
남자의 세계에는 여자를 이해하는 항목이 빠져 있기 때문에
비록 자신의 잘못을 깨닫는다해도 인정하지 않으리란걸 여자는 알았다
그것이 남자라는 이유만으로 여자를 군림하려는 그들의 세계였다
여자는 사랑의 힘으로 최면상태에 빠져있었다
아픔도 잊고 고통도 잊고 슬픔과 절망도 잊었었다
남자가 술을 마시며 세상고통을 잊을때 여자는 끝없는 사랑이란 이름으로
최면을 걸어 아픈육체와 상한 정신을 치유했다
여자가 최면에서 깨어났다
더이상 무슨말이 필요할까
여자는 대책도 없는 수습마련에 부산했다
아니 아무것도 하지못한체 그저 멍하니 판도라의 상자만 바라보고 있을뿐이다
어디서부터 손을 써야할지,남자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건지, 여자스스로 해결 해야 하는건지,
여자는 남감했다
이대로 상자를 덮어둔다는건 용납이 안됐고 다시 최면상태에 빠질수도 없었다
여자의 절망은 남자는 모른다
단지 여자가 남자를 피곤케 할뿐이다
항상 착하게 옆에 있어준 여자가 자꾸 뒷걸음치며 뒤만 돌아보려고 한다고
심술내며 울어대는 아이를 끌고가는 어른처럼 잠시 주저할뿐이다
어쩌면 남자는 무력을 사용할지도 모른다
번쩍 들어 안고 함께 갈지도 모를 일이고
아니면 여자 혼자 내버려 두고 혼자 가 버릴지도 모를일이다
여자는...
버려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두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