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는 언제나 가벼운 종이처럼 여자앞에서 팔랑거렸다
그런 남자를 따라 여자도 무엇이든 가볍게 흘려보낼 수 있었다
이따금 삶의 무게가 벅차오를 때면 그렇게 가볍게 날려 보낼수 있어 좋았다
남자와 살면서 여자는 웃어야 할때와 울어야 할때를 구분하지 못하게 되었다
남자를 보면 너무도 가벼워 위태로웠고 그럴때마다 여자는 자신의 무게로 눌러
비로소 평안케했다
그것이 안정이라 생각했다
여자는 사람들은 각각 자신만의 방법으로 살아갈거라며 순응했다
이따금 여자는 남자에게 가벼움을 탓하기도하고 마음 아프다고 내색을 해 보았다
그러나 남자의 가벼움은 타고난 것이어서 쉽게 고쳐지지 않았다
여자는 남자의 가벼운 언어에 병들어가고 가벼운 행동에 아프기 시작했다
남자는 제멋대로 떠 다니는 먼지같았다
먼지는 언제나 여자앞에서 들썩이다 그대로 여자가슴으로 밀려들었다
아주 오래된 먼지는 묵은때처럼 달라붙어 이미 여자의 것이 되어버렸고
그렇지 않은것들은 언제나 우왕좌왕 여자를 혼란케했다
털어낼래야 떨어지지않고 걸러낼래야 걸러지지 않는 그것들은 여자에게
불순물이되어 제거되지 못한체 쌓여만했다
안개가 소복히 밀려들던 늦은밤 여자는 안개에 이리저리 밀려 다녔다
지치고 고단한 여자의 시야는 더욱 흐려졌다
시간이 흐르며 서서히 안개가 걷히기 시작했다
여자의 눈이 점점 커져 갔고 시야는 점점 밝아졌다
사랑....
사랑이라는 그 많은 실체들이 여기저기 파편처럼 뒤섞여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