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러 책을 보거나 이야기를 듣거나 영화를 보거나 하면서
눈물을 흘리는 경우가 있는데 그 이유가 참으로 묘하다
스토리라든가 주제 또는 메세지에서 받는 영향이 아니라
순간순간 포착되는 이미지라는것이다
그래서인지 나는 시각적인것을 즐기는 편이다
어쩌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부류에 속한다 할 수 있겠다
보는것을 즐기는 사람들이 개성이 강하다는 생각을 갖게 되는것도
그들의 감각이 때때로 심미안적이라는 것이다
늘 새로운것 보기를 즐겨 마다않고 새로운것에 대한 호기심과 탐구
그리고 아름다움을 단지 외적인 기준으로만 평가하지 않는다는 공통점도
갖고있다
몇년전 중경상림이라는 중국영화를 본적이있다
부제 "캘리포니아 드림"과 "몽중인"이라는 두가지 내용의 옴니버스식
영화라고 기억이 되는데 내가 지금 그 내용을 상세히 다 기억하기는
부족하지만 정확하게 떠오르는 이미지는 있다
"캘리포니아 드림"의 주인공 양조위의 눈빛이다
한 여인을 사랑하는 남자의 시선
그 시선은 결코 따뜻한 눈빛이라 말할수는 없다
아니 오히려 따가울 정도로 눈이 부시다못해 아프고
차라리 차가움에 가까워 가슴이 시릴정도다
그래서 심장마저 얼어버릴것 같다
바로 그 눈빛...
사랑하는 여인을 바라보는 그의 시선을 지켜 보다가
난 그만 엉엉 울고말았던것이다
왜 울었을까
한 여인에게 간절한 사랑의 눈빛을 보내는 양조위의 눈을 바라보면서 말이다
진정 누군가를 사랑했던 경험이 있는 사람이구나라는 안도감(?)
그래서 그의 연기에 빠져들수밖에 없었고 빠져든순간 나 역시도 누군가의 사랑을 받았던
기억이 있었음으로해서 추억할수있는 이미지를 떠올렸던 것이다
그것이 언제였던간에...
그사랑이 슬픔으로 다가와서도 아니다
이별했던 기억이어서도 아니다
누구에게나 사랑은 그런것이다
내 어느 한편의 과거에서만 존재했던 것처럼 그렇게 살갑게 다가오는것이기 때문이다
누구와도 어느곳에서도 다시는 그와같은 동일성을 찾지 못하는 유일무이한 것이기 때문이다
내 젊은과 같은 실체
그것이 양조위의 눈빛이 대변해주는 이미지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내 안에 모든것이 다 있음에도 마치 무지한 아이처럼 모른척 잊고
지나치는 경우들...
하지만 그것들은 때때로 나도 모르게 무의식중에서 자아에 걸려있다
툭하고 떠밀려 나오게 되는것처럼 고맙고 감사할 일임을 알아야겠다
그래서 우리는 늘 "도구"나 "장치"의 힘을 빌려야한다
내 희망이나 꿈같은것들도 그대로 두면 어디에서도 발견하기 어렵게
될 일임으로 그 무엇과의 관계성, 개연성 그런것들과 함께 공존해야할터,
그럴때마다 더러 생각지도 못했던 환희나 기쁨 이 되어 나타날수 있음을
알게 될 것이다
마치 간밤의 돼지꿈에 우연히 횡재를 맞듯
아주 우연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