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뜨면 바다...
난 바다가 내 주위에 있는것이 아니라
내가 바다안에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바다를 벗어 날 수 없다고...
동해바다는 그랬다
여름이면..
뜨거운 태양 아래에서
하루종일 모래와 씨름을 했다
군데군데 모여 있는 바위는 멱을 감다가도
숨바꼭질을 할 수 있는 유일한 장소 였다
배가 고파 지칠때면 성게와 멍게를 따 먹었다
불가사리로 별 놀이를 하고 모래성도 쌓았다
밤이 되면...
벌겋게 달구워진 등 때문에 잠을 이룰 수 없어도
다시 아침이면 어김없이 바다로 달려 나갔다
난 지금도 가끔 바다를 본다
길을 걷다가도...
혹은 안개낀 이른 아침에도...
자그마한 동산 뒤에는 언젠나 바다가 있었다
동산에 올라 내려다 보는 바다는...
거기에 내꿈이 담겨 있었다
이른 새벽...
뿌연 안개에 가린 바다도 있었다
손을 내밀어도 닿을 수 없는...
나에게 바다는 신비였다
이젠 기억으로 꿈을 꾼다
그 기억을 찾기위해서...
어쩌면...
난 바다를 보기 위해
아침을 맞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