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에게 여자가 생겼다는건 상상조차할수 없었다
그렇다고 남편이 항상 나에게 깔끔하고 반듯한 남편으로써의
정숙한 태도를 보여줬다는건 아니다
오히려 우리부부 늘 주절주절,잡스런 말도안되는 그것도 이웃
아줌마부터 시작해서 TV에 나오는 텔렌트,가수 엠씨 등...
그녀들이 남편의입을 거치게 되면 성희롱에 가까운 거칠고
다분히 불미스러움이 베어있는 말들이 거의 태반이였다
그런 남편을 내가 믿고 살아가는건 그래도 내 앞이라 편해서
그런가부다 설마 나가서도 저럴까 싶은게 이유라면 이유일까
남편은 한달전 고객중에 대학교수가 있다고얘기했다
물론 여자였고 결혼전인것 같다는게 남편의 주장이었다
몇번 술자리에서도 그녀이야기를 다른사람과 하는것을 들았다
남편은 상상속에서 그녀와의 스토리를 만들고 있는 중인것 같았다
난 개의치 않았고 오히려 그녀와 잘되면 기념으로 옷한벌
선물하겠다며 부추겼다
내가 남편의 지갑을 뒤진건 우연이였다
아침에 학교가는아이 손에 들려보내야 할 돈이 없어 만원짜리 한장
꺼내려다 툭! 하며 떨어지는 명함을 보니 "홍예진"이란 이름이 있었다
그녀구나...
화장실에 있는 남편에게 물어볼 생각도않고 다시 제자리에 끼워놓고
아이들을 학교에 보냈다
그날 오후 친정엄마한테 전화가 왔다
엄마가 하는얘기를 처음에 난 웃으며 듣다가 점점 깊은수렁으로
빠지는 듯한 기분을 느꼈다
남편은 형부와 술자리에서 그녀와의 관계를 고백했단다
지금 남편과 그녀는 아주 가깝고 심각하다고 했다
더욱 기가막힌건 그녀가 집까지 옮길 예정이라며(그것도 우리집근처)
남편과 집근처 부동산에서 함께 있는걸 동네 아줌마가 봤다고했다
거짓말이야 이럴수는 없어
그녀가 뭐가 아쉬워서 가정있는 남자를 게다가 대학교수라는
지성인이라는 여자가 자신의 사회적인 지탄을 감수해야 하는
그런 이성적이지 못한 행동을 게다가 왜 하필 내 남편을...
난 남편이 언제 그녀와 만나는지를 머리로 계산해보기 시작했고
남편의 행동중 다르게 느껴졌던게 없었는지 재빠르게 스케치했다
며칠전 아니 한달전 그와 나와 었었던 일중 가장 큰 이슈라면?
싸움을 한적이 한번있었고...
아냐 그건 아냐
우린 곧 화해했고 다시 원상태로 돌아갔는데
그럼 언제지..
초조와 불안
이미 가슴은 뛰기 시작했고 좀처럼 진정되지 않을것 같았다
하지만 난 내눈으로 확인하지 않고서는 믿지 않기로 했다
남편을 미행한건 아니지만 우리동네에 스포츠타운이 생긴다는
이유로 동네가 떠들썩한 날을 잡아 일부러 그곳주변을 서성거렸다
토요일오후
남편은 내가 이런 혼잡한 곳에 오지않는다는것을 잘 알고있다
하지만 오늘은 그럴수 없다
그녀가 행사 진행요원으로 일을 하게 되었다는 정보를 입수했기때문이다
내가 아는건 그녀의 이름 석자뿐이였다
어깨에 띠를 두른 여자들만 찾아 다니면서 난 이름을보고 다녔다
내가 그녀를 찾기 전에 먼저 내눈에 들어온건 남편의 얼굴이였다
남편과 그녀와 이야기를 하고있었다
하지만 정확히 누구인지는 알수가 없었다
몇명의 여자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으니까
남편이 어서 사라주길 기다리면서 남편을 바라보고 있자니
가슴이 미어지는것 같았다
드디어 남편이 일을 자지르는구나
난 이제부터 어떻게 이 난관을 해쳐나가야하나
그러다 문득 정신을 차려보니 남편이 사라졌다
난 그자리로 다가가서 이름표를 확인해보았다
"홍예진"
보았다
난 그녀를...그녀의 밝은웃음과 아름다운 목소리를 들으며 난 절망했다
집으로 돌아오면서 난 시간을 보았다
그순간에 내가 왜 시계를 보았는지는 알수없다
남편을보니...
내 옆에서 곤히자고있다
일어날수 없는일은 가끔 꿈에서라도 일어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