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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에게 남학생 방을 쓰지 못한다고 한 학교의 방침이 차별행위라고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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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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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4


BY 햇반 2001-04-18

오후에 남편이 전화를 했어~
몸이 안좋으니 온천에나 다녀 오자는거야..
나야..모,좋지만 애들 학원도 가야하고 오후에 내가 할일이 있고,
그치만 사실대로 말하면 다른데로 튈까봐 무조건 좋다고 했지
기다리고 있겠으니 어서 오시라고..히히
어서 달려온 남편이 궁시렁거리때 대충 수습(?)을 하고는
민구홀로 놔 둔체 셋이서 온천에 갔어~

우리가 온천에 자주 가는 이유중의 하나는 민주가 아토피 알레르기라
물좋은데서 피부를 치료하자는 뜻에서...
병원측에서는 물이 오히려 안좋다고 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온천 다녀오면
당분간은 아이 피부가 맨들맨들하니 그 맛에 가는거지...

우린 자주가던 그곳을 지나서"설악파크랜드"라고 새로 생긴곳으로 향했지~
구불구불...
생각했던 것 보다 멀긴했지만 딸아이의 재롱에 아주즐거웠지
글쎄 민주가 갑자기 그러는거야~

"엄마! 비들기 꽃이있어?"

"....제비꽃은 있지"

"아~ 맞다 제비꽃"

그러더니 산에 핀 진달래를 보면서

"엄마 저게 제비꽃이야?" 그러는거야

쟤가 신이나서 사물을 재대로 못보는게 아닌가 싶어
기분이 좋으냐고 물었더니 그렇다고 하더군

강원도 길을 우습게 봤다간 낭패보기 쉽상이야~
양쪽길이 거의 비슷하기 때문에 가는길과 오는길을 착각 하기 쉽거든
거기가 거기 같고 자루하기 짝이 없지
잘못하다간 길에 홀린다니까~

낙원이 따로 없더군
온천 여러군데 다녀봤지만 정말 좋더군
생긴지 얼마 되지 않았고 우리가 간 시간에는 사람들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휴식공간 으로써는 "딱"이었어
이런곳에서 정모를 하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했지
나나~~
하라구???...

우리가 나왔을때 사방은 이미 어두웠고 산속이라 집과는 아주 멀리 떨어진
기분이 들었어
시간도 오래됐고 아들이 걱정스러워 난 서둘러 가자했지
한참을 가는데 갑자기....
우리가 잘못 왔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어
들어오면서 보았던 간판들이 모두 낯설고 아까보다 더 산속으로 들어가는
기분이 들지뭐야
표지판도 보이지 않고 한 십분을 그렇게 가다보니 팔봉산 가는 표지판이 보이더군

이런~
우리가 바로 길에 홀린꼴이 되어버렸지
초행인데나 어두운길을 잠시 방심한사이에 잘못 들어선거야
산속이라 집과는 전화가 안되고 마음은 급해지고 배도 고프고,
하지만 집에서 우릴 기다리는 아들 때문에 밥을 먹고 갈수도 없고...

아~~
이래서 무리하면 안되는거야
뭐든지...
계획을 세워서 차근차근 움직이는게 좋은거라며 우린 반성을했어

몸이 개운한 것 만큼 마음도 개운치 못한게 아쉽긴 했지만,
다음엔 아들을 꼭 데리고 다시 찾고 싶을만큼 좋은 곳이였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