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작은일에도 곧잘 흥분하고 감동을 하는 반면,
오히려 큰 일 앞에선 냉정해지고 침착해진다
그날 역시 난 마음이 아주 편했다
병원에 들어가 기다리고 있는 중에도 몇통의 전화를 주고 받으며
간간이 농담도 주고 받았으니까...
병실에 들어서자마자 아이는 자신을 위해(?) 비워진 침대가 쑥쓰러운지
머뭇거렸다
여기가 네 자리라며 올라가 누우라고 해도 산뜻 그러질 못했다
아이는 자신이 환자라는 것을 깨닫지 못하고 있을만큼 아주 건강했다
하루...
상태를 보며 이른 아침부터 "글루부린"이라는 치료제를 맞고 있을 무렵
아이가 갑자기 오들오들 떨기 시작했다
첨엔 열이 나면서 부터 시작하는 오한인줄 알고 안심했지만
계속해서 몸이 떨리는 아이를 보고 있으려니 덜컥 겁이 났다
옴몸이 경직된채 내가 어디가 아프냐고 물어도 무어라 말을하는
아이말을 들을수 조차 없었다
갑자기 가슴이 탁 막혔다
쇼크...
이건 쇼크다!
간호사를 부르고 의사를 불러 달라며 한바탕 난리를 치고나니
아이가 언제그랬냐는 듯 일어나 배시시 웃는다
그리고 다시 좋아진 아이...
모든 증상들이 정상적으로 돌아오기 시작했고
아이는 그곳에 더 있을 필요가 없어졌다
병원에서의 며칠간은 아이와 나에게 산교육실(?)이 되었다
아이는 작은 갓난 아이들이 입원하고 있는 병실에서 언니로써
위엄을 체통을 잃지 않았다
제 스스로 화장실도 가고 우는 아이들을 달래주기도 하고 주위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기도 했다
정말로 세상에는 너무도 많은 환자가 있다는 것을...
하지만 그건 자신의 일이 아니면 모른다는 사실을...
병원을 없애면....
혹시...
환자도 사라지지 않을까?
그런 말도 안되는 바램이라도 가져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