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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에게 남학생 방을 쓰지 못한다고 한 학교의 방침이 차별행위라고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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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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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2


BY 햇반 2001-03-01

베란다로 내리쬐는 따스한 봄볕에 하마트면 봄인줄 착각 할뻔했지모야
그 착각은 밖에 나가자 마자 내 발에 밟히는 그 질퍽거리는
까맣게 변해버린 눈을 보는 순간 깨졌지

난 큰맘먹고 다시 풀룻을 들고 문화센터로 향했어
비싼 돈들여 새로 비꾼 악기를 내 실력으로만 분다는게 악기에게 조금
미안한 생각이 들더라구
좋은선생님 밑에서 좀더 실력을 쌓고 싶단얘기지
그렇다고 남편에게 레슨비 팍팍 밀어달란말은 못하겠구...
해서 만만하니 문화센터로 갔던거야
거기 연주자(선생님)는 내가 첨 풀룻을 배울때 만난 분이지~
나보다도 나이가 많은 노처녀야~

난 원래그래...
오전에 외출할때는 집안을 정리하지 못하고 나가...
아이들만 두고 학원갈 시간 ???오겠노라며 바삐나갔어
선생님을 만나 근황을 묻고 잠시 이야기를 나눈뒤 한번 ??瀛린?
쇼핑좀 하려고 하는데 작은아이한테 전화가 오더라구...
수현이가 왔다는거야
"어머!!!!"

난 깜박했어...
아니 실은 그날 우리집에 온 수현이는 그 다음날 와줄줄로만 착각했던거야
그날이 바로 수현이 동생 졸업식이였던걸 까맣게 잊고 있었던거지...
수현이는 아들과 같은 유치원을 졸업하고 일년간 같은학교에 다닌친구야~
아들친구 덕분에 나도 친구하나가 생긴거고(수현엄마)
그래서 만난 그녀는 3년을 나와 같은 아파트에 살다가 지난해 12월에
서울로 떠나버렸어
이사간지 몇달만에 아이 졸업식은 아이가 다니던 유치원에서 한다며 찾아온거거지~

그 난장판인 집안에 그녀가 들어와서는 얼마나 놀랬겠어
그녀는 나하곤 많이 틀려...
깔끔하고 꼼꼼하지
게다가 나보다 잘하는게 몇가지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집안청소거든
암튼 난 기분이 막 이상해지기 시작했어~
아무리 친한 사람이라도 난 어지러진 우리집을 함부로 안보여주거든
정리 안된 내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은것처럼말야~
놀랄 그녀를 생각하니 맘이 급해지기 시작했어

부랴부랴 뛰어왔지만....
여기서 구리까지 시간이 월매여?
그렇게 와서는 우린 서로 마주보며 웃었어
난 어처구니 없이 들켜버린 난장판 집안이 창피해서 웃었고
그녀는...모~
아마도 날 흉보거나 기가막히다는 뜻으로 웃었겠지

그날 오랜만에 만난 아이들은 헤어지기 싫어 자고 가겠노라고했고
모처럼 만난 아이들에게 인심한번 써주자며 우리도 동의를 했어

문제는 우리 남편인데...
내가 보기에는 남편이 그녀에게 관심있는거 같은데
남편 말로는 그녀가 자기한테 관심을 갖는다는 둥~ 암튼 그래...

남편이 들어와 둘이 인사를 주고받는 과정을 난 아주 아주 세심하게 살펴보았어
별 특별한건 없어보이더라구~
그녀가 좀 헤픈 웃음을 짓는다는거 말고는...


집안을 둘러보던 그녀가 깜짝 놀라는거야
러브체인 때문이지...
이사갈때 그녀는 서울집에 좁다면서 러브체인을 나에게 주고 갔어
그게 사실 얼마나 자리를 차지한다구...
몰라~
제딴엔 선물로 주고 간거지 어쩐건지 모르지만 나 화초에 관심없으니까
그건 남편 몫이였지
지금 생각하니까 좀 그런데...
혹시 그녀가 울 실랑에게 주고 싶었던게 아니였을까

우리집에 올때 러브체인은 징그럽게도 길게겔게 내리 뻗쳐있었어
화초도 주인 닮아가는지(그녀는 키도.다리도 다길어) 유난스레 길다란
러브체인을 보며 난 가끔 눈을 흘겼지
그리고 어느날 남편에게 가위를 주면서
"저거 잘라버려!
긴건 질색이야... ?"
그래서 러브체인은 아주단정하고 깔끔한(나와비슷한)분위기로 다시 태어난거지
그걸 보고 놀라는 그녀에게 사실대로 말을 하니 다시 어이없이 웃더라구...

아이들과 그녀 잠자리를 정해주고...
그녀와 같이 잘까도 생각해 봤지만 감시(?)하기엔 남편이 더 수월할것 같아
남편을 꼭 붙잡고(?) 잤지

착각은...
그 다음날도 이어졌어
아침을 먹고 커피를 마시다가 문득 그녀가 창밖을 보더니
학교에 엄마들이 많이 모여있다고 하는거야...
난 아주 느긋하게 예비소집일은 11시라고 말했지
남편도 나가보고는 내가 잘못 안것 같다며 와보라고 난리를 치는거야
그래서 증명해 주겠다며 취학통지서를 확인했지
10더군...
이젯밤엔 분명11시였는데 언제 바뀌였지?..쩝~
화장도 제대로 못하고 남편과 그녀의 뜨아~~
하는 표정을 보며 그냥 튀었지
그러고 나가면서도 아이들에게 그 두사람을 잘 지켜보라는 말을
안하고 온것을 후회 하기시작했어~
그날 작은아이 예비소집일 문제로 학교에 다녀오고 나서야 우린 여유를
가지며 줄거운 시간을 가졌어

출근을 하면서 남편이 좀 이상한 이야기를 하더군
이건 꼭 집고 넘어가야할 이야기인것 같아서...
내가 학교에 가자마자 그녀가 아이들에게 돈을 주더래~
그러면서 나가서 아이스크림을 사먹으라고 그랬다는거야
아니...
아침부터 왠 아이스크림???
남편은 그걸 보고 좀 놀랐다나봐....
집안에 그녀랑 둘이 있게 되는 상황이 아무래도...
자기말로는 그래서 씻는척하며 화장실로 들어갔다더군

이상한건...
그녀가 아니라 울실랑이라는거 나도 알어~

그치만 나도 한마디만 할게..
평수기~~
왜 애들을 모두 밖으로 보냈어?

우리실랑을 시험에 빠뜨려 볼려구?~키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