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작가

이슈토론
A씨에게 남학생 방을 쓰지 못한다고 한 학교의 방침이 차별행위라고 생각하시나요?
배너_03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2,471

쿠폰


BY 제프 2009-03-17

십여년전,,

강남 모 호텔 지하의 룸 싸롱,



젊은시절 꽤나 잘 나갔고 

어깨에 힘주고 다니며 침좀 뱉었던, 은퇴한 조폭두목의 조촐한 생일파리가 열렸다.


서울에서 이름좀 날리고 있는 두목들,,,그리고 중간보스들이 대거 참석했다.


 " 행님 ~! 생신 추카드립니다,,,만수무강 하십쑈,,,,행님~!,"


잘 차려입고 머리짧은 건장한 사내들이 일제히 머리를 숙이고 술잔을 마주친다...


세월앞에 장사 있으랴..

삶의 굴곡이 유난히 심했던 늙은 두목,,,

먼가 아련한듯 아무말 못하고 흐믓한 표정만 보인채  아우들과 건배를 한다.


바로그때...


두툼한 룸싸롱문을 호들갑 스럽게 걷어차며 어떤 젊은이가 들이닥친다.

 - 이년 어디갔어?....오늘 죽여버리겠어~!!..시팔........


어딨어? 어딨어?.. 하며,,,자기가 누구라는걸 알아봐 주기라도 하듯,,

성급하게 셔츠를 벗어제낀다.....한손엔 사시미칼을 쥐어든채.



젊은이의 웃통엔 철 늦은 장미꽃이 만개해 있었다.

얼핏 칼자국도 서너군데 보인듯 하고,,,,그리 잘빠진 몸매는 아니었으나,,

추적 60 분 같은곳에서 쉽게 볼수있는 낯익은 문신 이었다.


이미 만취가 되어,,

자기몸도 제대로 못 가누면서 어떤 한 년을 죽여버리겠다고 비틀거리며 허공에 칼부림질을 하고있다.


강남 모 지역의 행동대원 인듯한 이 젊은이...

이곳 룸싸롱을 다니면서부터 미숙 이라는 아가씨한테 한방에 꽃혔나보다.

돈도 주고 겁도 주고 사정도 해보고 별짓 다해도 자기 뜻대로 되지는 않고

잡힐듯 잡힐듯 안잡히는 무지개처럼 미숙이만 쫒아다닌지 어언 3 개월...

마침내 미숙이 한테 다짐을 받았단다.

앞으로 10 번만 더 오면....10 번째 오던날 그날 같이 잠자리 해주겠다고.......


원체 이 바닥에서 잘나가는 미숙 인지라,,,

한낮 양아치 같은 조폭 넘 에게는 쉽게 정이 안갔나보다.


그런데,,,

하필 기다리고 기다리던 10 번째 되던날,,,,,,,,,,,,


그날,,,미숙이는 은퇴한 노 신사 옆자리에 앉아있다.



예정에도 없던 젊은이의 등장에 모두들 숙연하고 조용하다.

너무도 기가차면 아무말도 안나오는 법.


살기 가득한 눈매의 서너명이 일어서자 이 젊은이 정신을 차리려 자기 머리를 좌우로 도리질 친다.

좀 늦었지만 아차,,,싶었나보다,,


젊은이가 힘없이 칼을 떨어트린건...

대각선쪽에서 일어난 어떤 사내를 보고나서이다.


쇄골부터 아킬레스건 까지 이어지는 온몸의 문신을 하고 다니는 조폭은 서울에서도 몇 안된다.

자기가 들어올곳이 아니었다는걸 뒤늦게 알아차린 이 젊은이,

미숙이 때문에 너무 화가나서 겁좀주고 큰소리 몇번치면 될줄 알았는데,,,,,


이미 물은 엎질러지고 주사위는 던져졌다.


덜덜덜 떨며,,

자기 큰형님 이름을 들먹이고,,,자기 소속을 밝힌후에,,,죽을죄를 지었다며

그자리에서 개구리처럼 납짝 엎드린다.




10 번째,,,,10 번째,,,,

미숙이가 발행한 몸땡이 허락쿠폰은 그날이후 없던일이 되어버렸다.





##############################




6 년전 수서역  2 번출구 모퉁이....

그전에는 없었던 깔끔한 포장마차가 하나 들어섰다.


따끈따끈한 오뎅국물과 베지밀이 잔뜩 널려져있고,,,이쁜 아줌마가 바쁘게 토스트를 만든다.

2 년전부터 있었던 옆 포장마차와는 달리,,,

이집엔 손님이 별로없다.


연실 계란을 터트리고 야채를 부지런히 버무리는 아줌마 옆에 초췌한 남자가 한명 앉아있다.

아마도 조금씩 홀짝이는걸로봐서 종이컵에 소주를 마시고 있는것같다.

 - 어서오세요,,,,^^

 - 토스트 하나 주세요,,,

나는 늘 아침마다 간단한 토스트에 베지밀 먹는걸 즐겨왔다.


토스트가 만들어지는 동안, 오뎅 한꼬치 집어서 간장으로 옮겨갔다..

그리곤 주인 아줌마를 살펴봤다....아니,,정확히는 흠쳐봤다.


와따매,,,,,,,,,


화장 안한 얼굴이지만 너무나도 상큼하다.

난전에서 장사하지 않을 스타일이다.


뽀얀 턱선을 지나,,가슴으로 내려갔다.


심바따,,,,,,,,,


너무도 차칸 가슴이다.

전문가적 입장에서 봤을때,,,,B 에서 C 를 넘나드는 완벽한 차칸 가슴이다.  ㅡ..ㅡ


약간 우수에 젖은 미소...

곱게 자란듯한 똑바른 말투,

세상살이 전혀모르고 음악회나 다니고 독서를 즐겼을것같은 부니기


싱그럽다 못해 눈이부시도록 이쁘다.

엉성한 포장마차 안이 그녀로인해 꽃집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키게 한다.


서너입 이면 먹을 토스트를 10 분도 넘게 먹고있다.

가끔 그녀와 눈이 마주치면 수줍은듯 고개를 돌린다.

그러나 나는 안다,,

그녀도 나를 흠쳐보고 있다는것을,,,,,,,,,


그녀의 남편인듯한 남자가 종이컵에 소주 한잔을 더 붓고있다....

나도 모르게 욕이 나온다,,,

개새끼,,,,

저렇게 이쁘고 고운 마누라를 밖에 나와서 장사를 시키다니,,,

마니마니 처먹고 언능 디져라,,,,너같은 넘들은 사내 망신이다.


천원짜리 찾으려 주머니를 뒤적이면서 깊이 다짐했다.

앞으로 매일매일 찾아 오겠노라고,,,


마지막 남은 오뎅국물을 쫍쫍 거리며 털어넣고 있는데,,,그녀가 뭔가 한장 건네준다.


 - 이거 쿠폰인데요,,,,오늘 도장 하나 찍었으니,,,9 번만 더 오시면 토스트하나 그냥 드려요,,호호호,

 - 아아,,,그래요?..


생각 같아선 ,,,쿠폰을 빌미삼아 그녀에게 말도 붙여보고 싶고 농담도 건네고 싶지만,,

남편넘이 자꾸 쳐다보는거 같아서 서둘러 나왔다.



그날이후 수서쪽 갈일만 있으면 무조건 들렸다.

남편넘은 더욱 더 고주망태가 되어있었고..그녀와 난 이제 눈인사 까지 하는 사이가 되었다.

서로 돈 하고 토스트 하고 바꾸는 사이지만,,,

우리는 눈으로 참 많은 대화를 나누었다.

그녀만 보면 가슴이 설레인다,  그녀를 앞에두고 위험한 상상도 한적있다..

그녀도 그랬을까,,,

가끔 나를보면 어쩔줄 몰라하며 잦은 실수하는걸 보았다,


그리곤 한두달쯤 흘렀을까,,,

내 쿠폰엔 도장이 꽉차있었다.

그녀 말대로 마지막 한번만 더가면 그녀가 토스트 하나 그냥 준다고했다.


다른일 하느라 수서역엘 가보지 못했는데,,

드디어 그쪽에 갈일이 생겼다.



근데,,,


그런데,,

그녀의 포장마차가 안보인다,,,,,,



분명,,,


분명,,,이자리에 있었는데,,,,


도대체 어찌된 일인지,,,


그녀도 안보이고 포장마차도 안보이고,,,동공 풀린채로 뻘건 얼굴이던 그녀의 남편도 안보인다.......


노점 단속에 걸린걸까,,

남편이 술꼬장 부려서 집어 치웠을까..

장사가 안되어서 다른곳으로 옮긴걸까,,,




아아,,,

나에게도 10 번째의 불운이,,,,,,,,,,,


그날 개구리처럼 납작 엎드려서 대성통곡하던 그 젊은이가  왜 그렇게 생각 나던지...



엇그제처럼 겨울비가 흩날리던날

나는 눈물을 흘리며 토스트 쿠폰을 찢어버렸다,,,,,,,,,,,갈기갈기...



그리고 5 년간 토스트를 안먹었다.


토스트만 보면 그녀가 생각나서,ㅠㅠ









              토스트만 보면 경끼 일으키는 은근히 B 컵 제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