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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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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부


BY 제프 2009-03-01

4 년전 글
 
 
 

모처럼 온 식구들이 티비앞에 모여앉았다,,
드라마를 유난히 좋아하시는 어머니,
리모콘을 꼬옥 쥐시고,,티비 속으로 빠져드신다,,,,

내용도 모르고 주인공이 누군지도 모르는 아버지와 나,,
어머니가 좋아하시니 그져 바라만 보고있을뿐,,,마음은 다른채널 돌리고 싶은마음 굴뚝같다,

제목은 잘 모르겠지만,,화면속에서 권상우가 졸라 싸우는 장면이 나온다,,,
넋놓고 쳐다보시던 어머니,,,한마디 하신다,,

- 와,,권상우가 싸움도 잘하네,,이쁘게 생긴넘이,,

- 쟤가 권상우여?...

비스듬히 누워서 담배피우시다,,아버지가 관심을 보이신다,,

이어서 하시는말,,,,,,,,

- 에이,,저늠은 틀렸어,, 싸움은 이인표가 잘하는디,,,,,,,,,,

??????.... 이인표?...(우리나라에 이인표도 있남?)

- 당신 차인표 말하는거유?..

- ....... 이인표 아니었어?..

뻘쭘해 하신다,,,

나이가 있으셔서 그러는지 요즘들어 자꾸만 사람이름을 바꿔서 부르신다,



*************************

우리 이모들은 넷이다,,
일찍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고,,한입이라도 줄일 욕심에 어머니를 일찍 시집 보내셨다,,

제일 큰 언니인 울 오마니는 시집살이와 어린 친정동생들까지 챙기셨다,,,
어린 이모들은 형부인 아버지를 친 아버지 처럼 따랐고,,
친 조카,,친 자식처럼 처제들을 이뻐하신 아버지는 항상 인기 짱이셨다,,

올봄에 사촌동생이 결혼을 하였다,,
셋째 이모의 큰 딸로,
무용을 전공하다가 늦은 나이로 면사포를 쓰게 되었다,,
일찌기 이모부를 하늘나라로 보내고,,,
힘들게 자식들을 키워가며 악착같이 사신 셋째이모다.

유난히 부부사랑이 유별났던 이모네 부부,,
딸래미 유학 보내겠다고 한푼이라도 더 벌어야 한다며 쉬는날 일하러 나갔다가
그만,,,사고로 돌아가셨다,,,,

그토록 이뻐하고 사랑스러워했던 큰딸,,
이세상에서 가장 이쁘다고 침이 마르도록 칭찬하고 다녔던 큰딸,,
그딸이 아빠없이 결혼식을 치뤘다,,

원없이 공부 시켜주겠다며 밤낮없이 일을 했던 이모부는 어린자식들과
사랑스런 아내를 남겨두고 먼저 세상을 등지셨다,,,

일찌기 해병대 시절,,
무장공비 소탕으로 무공훈장까지 받으셨던 이모부,,
호탕하고 사내다운 기질로,,아버지와 자주 술잔도 기울이고 유난히 아버지를 따랐던 이모부,

모든 친척들이 이모부를 그리워하며 이쁜 조카의 결혼식을 지켜보았다,,,
마냥 행복해야할 결혼식이지만,,
이모의 눈자위엔 어둠이 드리워진다,,

이모부 없이 얼마나 힘들었을까?.
그토록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기분을 어떻게 말로다 표현을 할수있을까?.
딸자식의 새출발을 못보고 간 이모부를 얼마나 보고싶어 하실까?..
이 기쁜날 함께하지 못한 ..남은자의 죄스러움일까?..보고픈이의 그리움일까,,
결혼식 내내 웃고있지만 이슬이맺혀있다,,,

식이 다 끝나고 아버지 곁으로 이모가 다가오신다,,

- 형부..고마워요...한잔 받으세요...

70 넘은 형부에게 공손히 술을 따르신다,,

- 그동안 수고 많았다,,,,얼마나 힘들었겠니,,,딸래미 이쁘게 잘 키워놨구나,,

쓴소주 한잔 들이키시며 이모 등을 토닥여 주신다,,

웃음반 울음반 ............이모가 고마워 하신다,,,,,,


- 에혀,,,이런날 강서방이 있었으면 얼마나 좋아했을까?..무심한 사람,,,ㅉㅉ.

- ???.. 강서방?...


어머니와 내가 동시에 눈을 마주친다,,,,,,,

어머니가 쿡 찌르지만,아버지는 왜그러느냐며 오히려 우리를 쳐다보신다,,

허탈하게 웃으시며 이모가 한마디 하신다,,,,





- 형부,~!!,,,,,,,,, 최서방 이에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