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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설날


BY 제프 2009-02-17

설날 이라고 특별할건 없다.


그져 티비에서 고속도로 상황 비춰주고 한복입은 외국인들 자주 등장하니 명절인줄 안다
설레이거나 달뜨지도 않는다.
호들갑스러울 일도없다.

언제부터인가,,명절날 집에 찾아오는 사람들 발길이 뚝 끊겼다.


돈이 있어야 효도도 하고 사람구실 하듯이
역시나 없이사니 누구하나 찾아오는 이 없다.
이젠 인이 박혀서,,,, 누가 온다고 하면 귀찮다.



 
집안 고요하기가 경주 불국사 저리가라다.
왠만한 도서관 보다도 더 엄숙하다.
 
배란다 너머로 우리강아지 털 같은 하얀 눈이 소복히 내려앉았다.
화이트 설날이다.

새하얀 도화지위에 곱게 스케치하듯,,,
흰눈으로 덮힌 세상 바라보며 조심스럽게 다짐한번 해본다.

올해엔 꼭 돈많은 과부 한명 꼬셔봐야쥐,,,,,,,,,,,
 

한참동안을 강아지하고 놀던 아버지,,
무척이나 심심하셨는지 어머니한테 맞고 한번 치자고 들이대신다.

 - 당신 또 돈 잃고 혈압으로 쓰러질라고 화투치재?....

백전백승의 울 오마니,,
대단한 집중력과 불굴의 투지로 한번도 돈을 잃어본적이 없으시다.
옛날 유관순 누나보다도 더 강인하시다,,ㅡ..ㅡ



아무리 부부간 이라고해도,,계산 만큼은 철저하신 분들이다
절대로 개평주거나 깍아주는 일 없다.
전문용어로  눈물의 맞고,,,,,,,,,,


아까 흔들었는데 왜 이것만 주냐는둥,,,,,
첫 뻑 한거는 왜 안주느냐,,,
피박인거 다 아는데 왜 화투를 섞어버리느냐,,,,,,,,,



조금씩 언성이 높아지면서 부니기는 점점 살벌해진다.
진짜 부부인지 의심스러울때가 한두번이 아니다.



당뇨와 혈압으로 몸이 많이 부실한 아버지,,,



피박한번 쓸때마다 목덜미 부여잡으신다.
쓰리고 한번 당할때마다 깊은한숨 몰아 쉬신다.



아버지의 슬픔은 곧 나의 불행이다.
쓰러져서 병원가시면 또 몫돈 깨진다.



용기 북돋아 드릴려고,,,만원짜리 몇장 얹어드렸다.



 - 아버지 돈 걱정말고 잘 한번 해보세요,,,,
 - 이상하게 흑싸리만 먹으면 싸네??



고맙다는 말도없이 당연하다는듯 안쪽으로 당겨놓으신다.



그러나 그돈도 잠시뿐,,
밑빠진 독에 물 붓기다.
한시간에 한번씩 목덜미 잡으면서 나를 바라보신다.........


 
정말 미치겠다.
아버지하고 눈 안마주치려고 딴짓하면 더욱 슬픈눈으로 한숨을 몰아쉬신다.

금방이라도 쓰러질 사람처럼,,,ㅠㅠ
 


어쩔수없이 주머니 탁탁 털어드렸다.
혹시나 벙개있으면 나가보려고 악착같이 모아둔 돈,,,,,


 
새해첫날부터 아버지한테 8 마넌 강간당했다,,,,,,ㅠㅠ


 
 
 정초부터 일이 꼬이기 시작하는 엄청효자 제프,,,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