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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서의 40대 직장 여성과 MZ직원과의 싸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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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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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일기 (43)


BY 박예천 2010-10-02

 

 

* 2000년 1월 23일 (주일)

 

나의 벙글아! (벙글이는 네 별명이야. 잘 웃으라고....,)

엄마가 힘들어 너를 아빠에게 맡기고 교회엘 갔다.

오전에 집에서 잠도 푹 자라고.

두시쯤 집에 오니 너는 욕조에서 물놀이를 하는구나.

변을 많이 보아서 아빠가 아예 담가 놓았단다.

잠을 잤느냐고 하니까 아빠는 잠이 들고 너는 곁에서 놀았다고 하더라.

혼자서.........,

짜식!

엄마랑 있으면 보채고 징징거리면서 아빠 앞에서만 엉아가 되다니.

오후에 엄마를 보자마자 안기며 칭얼거리더니 곧바로 잠이 들어

외출하는데 차 안에서 두 시간 넘게 잤다.

엄마는 너의 침대인가보다.

편안한 잠으로 이끌 수 있는.

안심하고 오늘밤도 잘 자거라.

곁에 있을게. 너의 잠을 지키며.

 

 

* 2000년 1월 24일 (월) 눈이 많이 왔다.

 

가끔씩 너에게 몇 점짜리 엄마일까 생각해 본다.

적절한 환경을 만들어주지 못하는 어리석은 엄마는 아닌지.

아직 네 생각을 알 수 없으니 네가 어느 정도로 만족하는지 모르겠구나.

그저 겨우 기본적인 욕구만 충족시켜주는지도.

너는 어떻게 자랄까.

아주 특별하고 유명하게 드러나기를 바라지는 않는다.

엄마처럼 예민하고 복잡스럽지 않은,

여유 있고 넉넉한 사고를 할 줄 아는 아이가 되었으면.

목욕통을 잡고 일어서는 너에게서 큰 희망을 본다.

장하다 아들아.

 

 

* 2000년 1월 25일 (화)

 

주님!

귀한 아들을 선물을 주셨는데,

아직도 두렵고 떨립니다.

자격 없는 저에게 어머니가 되라 하시며

큰 단련을 시키시는 군요.

아이가 아플 적마다

저는 심히 부족하여 무능한 사람이 됩니다.

오늘의 아픔을 이겨내게 하소서.

확신을 주시고 아들의 밤낮을 지켜주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유뽕아!

열이 나는 널 업고

또 서성이기만 했다.

거뜬히 이겨내다오.

알았지?

 

 

* 2000년 1월 27일 (목)

 

-우리아기 예쁜 재롱 ; 요기 있네!

 

너를 업고 재우며 엄마는 자주 화장대 앞 거울에 선다.

그곳에서 얼굴표정을 우습게 해보이며 너를 웃게 만들기도 한단다.

오늘 우연히 거울 앞에서 “어? 유뽕이 어딨지?” 하니까

네가 처음엔 집게손가락으로 콧구멍을 찍어대더라.

또 한 번 “우리 유뽕이 어디 갔나?” 하니

이번엔 볼을 콕 찍으며 웃는 거야.

엄마가 늘 너한테 하던 놀이였단다.

저녁에 아빠 앞에서 혹시나 하고 시켜봤더니,

또 여러 번 하는 거야.

얼마나 귀여운지....,

엄마의 모든 시름이 다 가셨단다.

고맙다. 유뽕아!

 

 

* 2000년 2월 1일 (화)

 

- 혼자 앉음.

 

너를 거실에 눕혀 놓고 화장실에 다녀오니

네가 앉아서 놀고 있더구나.

건망증이 심한 터라 앉혀놓고 갔겠지 했는데,

한쪽 무릎을 접으며 스스로 앉았다.

 

 

* 2000년 2월 2일 (수)

 

- 짚고 일어나며, 잡고 서 있음.

 

여주 외할머니 댁에 갔었다.

아주 신나게 놀더구나.

짓궂은 장난과 더불어 귀여운 재롱을 마구 보여주었다.

덕분에 외할아버지 입가엔 웃음이 가득했다.

어제는 앉더니 오늘은 엄마나 다른 사람을 붙잡고 벌떡 일어난다.

엄마에게 업히고 싶으면 ‘어부바’ 하지 않고,

뒤로 기어가 엄마 등을 잡고 일어서 기댄다.

참 예쁘다. 네가.

 

 

* 2000년 2월 8일 (화)

 

- 유뽕 윗니 하나, 아랫니 하나 보임.

 

 

명절 후 너는 엄마 곁에서 떨어지려하지 않는다.

앉아있을 때는 무릎에 있으려 하고 자꾸 업으라고 한다.

잠을 잘 때도 안고 있으라고 해서 엄마는 너를 안고 앉아 졸기만 한다.

몸이 바닥에 닿는 걸 싫어한다.

내가 베란다를 가느라 모습이 보이지 않으면 ‘엄마’를 찾으며 마구 운다.

작은할머니 댁에서 낯선 여러 친척들을 대하며 분리불안이 생겼나보다.

요녀석! 지금 막 깜짝 놀랐다.

반대쪽에서 엎드려 이 글을 적고 있는데,

엄마 엉덩이를 ‘쿵’ 때리기에 보니

네가 발로 탁 차는 소리.

콩알만 한 녀석이 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