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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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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일기 (32)


BY 박예천 2010-09-14

 

* 99년 4월 7일 (수) - 날씨 : 맑다 흐려짐.

 

 

유뽕아~!

오랫동안 네 이름을 불러보지 못했구나.

산후 몸조리를 하느라 여주 외가에도 갔었고, 여러 가지로 경황없는 나날들이었단다.

 

오늘 보건소에서 비씨지와 B형 간염 2차 예방주사를 맞았다.

여리기만 한 너의 팔과 엉덩이를 아프게 한 것이 미안했지만, 자라면서 병에 거리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이니까 너도 이해 할 거야.

몸무게가 4.5키로가 되었더구나.

3키로의 쬐끄만 녀석이 이제 오래 안고 있기에도 팔이 아프도록 제법 컸단다.

분유도 태어날 때 20미리 먹던 녀석이 어느 날은 100미리도 넘게 먹어치운다.

3주일이 채 못 되는 날에도 바닥에 엎드려 놓으면 고개를 바로 쳐들고 있어서 어른들을 놀라게 했지.

 

유뽕아!

깜짝 놀랄 때가 많다.

정말 내 속에서 네가 나왔는지 생각하면.

가만히 안고 자는 네 모습을 들여다본다.

숨소리가 쌕쌕 들리기도 하고, 힘을 주어 된소리를 내기도 하면서 귀엽게 잠들어있다.

손을 보니 참 작기도 하지.

어떻게 그 작은 손톱, 눈썹, 머리카락까지 만들어졌을까.

내 형편없는 몽둥이 속에서 말이야.

그건 정말 내가 한 것이 아니지.

하나님이 널 만드신 거야. 분명히.

어느 한곳 더하고 덜 함이 없는 정확한 위치와 무게로......

그래서 감사하단다.

어느 날은 밤을 꼬박 새면서 널 안고 서성이기도 하지만 힘든 줄을 모른다.

팔이 저리면서도 말이지.

이것이 엄마 인가봐.

아니, 부모의 마음이랄까.

조금이나마 부모님 맘을 알 것 같구나.

 

유뽕아!

어제 저녁부터 네 목소리가 잠기고 기침도 한다.

건강해다오.

네게 바랄 것은 그것뿐이다. 알겠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