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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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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일기 (20)


BY 박예천 2010-09-12

 

* 99년 1월 4일 (월) - 날씨 : 맑고 포근한 겨울날

 

 

 

아가야~!

어느새 해가 바뀌어 1년 후에 널 불러보게 되는구나.

 

나는 갈수록 배가 불러와 걷기에도 숨이 차고 힘들다.

한 생명을 내 속으로 낳는 다는 일은 이렇게도 거대한 일이란다.

너는 지금 이 순간에도 씩씩하게 손을 내밀기도 하고 발로 운동 하는지

많이 움직이며 존재하고 있음을 알려준다.

 

밤엔 잠을 이루지 못한다.

이틀째 거의 뜬눈으로 밤을 새웠단다.

온몸 저리고 뼈마디가 쑤셔서 눈꺼풀은 무겁고 하품 나오는데 잠이 오지 않는다.

산부인과 의사 말이,

모든 증상들이 너를 가지게 되면서 생겨지는 자연스러운 증상이라는 구나.

병이 아니니 치료할 수도 없고 그냥 견뎌야 한다.

갈수록 증세가 더할 수도 있다니 겁이 난다.

 

두 달쯤 뒤에 널 보게 될 텐데......

아직 마음의 준비가 다 되지 못한 거 같은데 어쩌나.

엄마가 될 자격이 없는 것도 같고.

인격이나 성품이 너그럽지 못한 내가 맘 넓은 엄마의 위치로 서게 될지.

 

아가야.....

네가 태어나면 오히려 인생 공부를 더하는 계기가 되겠지.

날짜가 다가올수록 두렵다.

모성은 강하다는데 나는 점점 약한 생각만 든다.

견길 힘이 생겨주겠지.

기도해야겠다.

아주 간절하고 깊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