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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 5,938

유뽕이 시리즈 15 - 사랑해, 울지 마!


BY 박예천 2010-09-09

     

         사랑해, 울지 마!

 

 

 

 


 

유뽕이는 텔레비전 광고를 참 좋아합니다.

화면이 재빠르게 바뀌면서 상표가 나오면 몰두해서 봅니다.

그리고 금방 외워버리죠.

혼잣말 할 때 평소에 외웠던 광고문구들을 중얼대기도 합니다.

 


예전 유치원에서 젖니를 뺀 적이 있었지요.

선생님이 흔들리는 이를 빼려하자,

울며불며 한바탕 난리가 났더랍니다.

“이제 됐다! 여기 봐라 이가 빠졌네.”

손바닥위에 빠진 이를 놓아주자 대뜸 큰소리로 외쳤답니다.

“인사돌!!!”

지켜보던 선생님들이 박장대소를 했다고 전해 들었지요.

 

 


요즘 유뽕이는 연속극 제목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답니다.

특히 ‘사랑해, 울지 마!’라는 일일연속극 안내방송이 나오면 꼭 따라하며 웃지요.

정작 연속극이 시작되면 쳐다보지도 않으면서 안내문구만 나오면 신나서  좋아라 합니다.

 


어두움이 밀려오기 시작하는 저녁 무렵.

이때쯤 유뽕이는 꼭 엄마 차 조수석에 앉아 리모컨으로 네비게이션을 조작하느라 바쁘지요.

엄마는 최유라아줌마가 진행하는 라디오방송을 듣고 있습니다.

오늘따라 사연을 읽어주는 목소리가 참 정겹게 들려오네요.

부치지 못한 편지를 읽어주는 날입니다.

열일곱 살 소녀가 보낸 내용인데 자신이 입양된 사실을 성장해서야 알게 되었답니다.

민감한 사춘기라서 충격이 되었고 가출까지 감행했다는 군요.

삼개월동안 집을 떠나있었대요.

시장에서 채소 장사하는 어머니는 날마다 문 앞에서 딸을 기다렸답니다.

아빠도 트럭에 채소를 싣고 팔러 다니고요.

가출에서 돌아와 어머니를 끌어안고 울었다며 지난 잘못 용서구하는 딸.

연결 된 전화 속에서 젖어 흐르는 어머니의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배 아파 낳지 않았어도 너는 내 자식이라며 잔잔히 말씀하십니다.

 

 


별명이 수도꼭지인 유뽕이 엄마가 또 훌쩍이기 시작합니다.

집 앞에 거의 도착했고 주차장에 차도 잘 세워놓았는데 내릴 생각을 안 합니다.

 

 

라디오를 들으며 눈물 콧물을 찍어대니 유뽕이 눈이 동그랗게 커집니다.

네비게이션에도 흥미가 없는지 곁눈질로 바라보던 엄마를 향해 손으로 쿡쿡 찌릅니다.

그러더니 큰 소리로 외칩니다.

“사랑해......, 울지 마!”

어머나! 이럴 수가.

무심코 외워놓은 광고성문구들이 적절하게 사용되었지요.

못들은 척 엄마가 대꾸합니다.

“유뽕아! 뭐라고? 다시 말해줄래?”

빙긋 웃던 유뽕이는 말 대신 손가락을 펴 올리는 겁니다.

엄마 쪽을 향해 양손 엄지와 검지 이어 붙여 작은 하트를 만들어 보입니다.

“우와! 그게 뭐야?”

유뽕이의 대답이 짧게 돌아옵니다.

“하트!”

 

 


엄마의 입은 헤벌쭉 벌어지며 세상에서 제일 커다란 하트를 그립니다.







2009년 1월 20일 유뽕이 하트에 뿅 간 저녁.

1개
헬레네 2009.01.29 22.59 신고
울다가 웃다가 했겠네요 .
유뽕이는 잘 있지요 ?  
  박예천 2009.01.30 00.06 수정 삭제 신고
울 아들 사진을 어제 지웠는데.....님께서 얼굴을 못보셨겠군요. 녀석은 잘 지내지요. 양 이틀간 빙어낚시 다녀왔어요. 아들은 썰매타고 얼음구멍 휘젓느라 여념없었구요. 피곤해서 코를 골고 잡니다. 저의 지난 글들에 답글 달아주시는 수고와 배려에 깊은 감사 드려요.  
살구꽃 2009.01.21 07.34 신고
늦은 시각까지 잠못드시고 먼일로..저도요즘 아들놈 ,조카놈땜에 잠도 늦게 자고 남편이 새벽이면 일나가니 그때깨서 ..어제도 오늘도 이러고 있네요.며칠있음 설이라 또 안그래도 시댁감 잠자리 바껴서 푹 못자는데..피곤은 한데 누우면 이생각,저생각,그러다 여기..아들 잘생겼네요..어쩜그리 때맞춰 표현도 잘허고..이렇게 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노고가..암튼 장하시단 말...보통사람은
어림도 없죠..그만큼의 위력이 예천님께 있으니 이런 유뽕이가 님께 온거죠.
힘내시고,속상함 여기다 푸셔요..마음의 병 키우지..좋은날..  
  박예천 2009.01.21 11.36 수정 삭제 신고
살구꽃님 오셨군요. 저도 잠자리가 예민해서 걱정입니다. 설명절에 여기저기 바뀔 잠자리에 벌써 두근거리네요^^ 변비까지 생긴답니다. 명절증후군이라는 말....언제까지 여자들얘기가 될까요. 몸살 안나게 잘 챙기세요.  
오월 2009.01.20 21.49 신고
예쁜 하트가 빨간 색입니다 유뽕이가 엄마가슴속에 빨간색 하트를 들여다 볼 날이 오고있겠지요?  
  박예천 2009.01.21 01.33 수정 삭제 신고
밤이 깊었는데 잠이 오질 않아 접속하니 오월님 댓글이 기다리네요^^ 혹시...감동하트 선물하셨나요? 다녀가심에 감사드리며 편한밤 되시기를.....  
통통돼지 2009.01.20 19.01 신고
유난히 지친 오늘 퇴근하기 전에 반가운 유뽕이를 만났습니다.
유뽕이의 하트는 슈퍼 울트라 하트인가 봅니다.
저까지 취하게 하네요.  
  박예천 2009.01.20 19.43 수정 삭제 신고
ㅎㅎㅎ 어쩌면 좋죠 통통님. 퇴근하셨으면 유뽕이 사진을 못보셨겠네요. 글올린 후에 올린거라.... 며칠 뒤에 내릴테니 꼭..보세요. 님은 유뽕이 팬이시잖아요...아닌가요?^^  
  통통돼지 2009.01.21 10.33 신고
옴메나!! 저에 대해 이제 속속들이 아시는군요.
어제 못본 사진을 지금 봅니다. 어제 보았다면 제게 더 큰 위로가 되었을거 같아요.
그 놈 뉘집 아들인지 잘~ 생겼구만요.
조만간 아컴에 팬클럽 결성되겠습니다 그려. ㅎㅎㅎ  
  박예천 2009.01.21 11.34 수정 삭제 신고
통통님....ㅎㅎㅎ 팬클럽이라뇨 말씀도 재미있게 하시네요. 팬클럽 회장님은 님께서 하실거죠? 여긴 하늘이 잔뜩 흐립니다. 행복한 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