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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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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이 영그는 텃밭일기 19 ㅡ 산 책


BY 초록이 2010-09-18

 

아는 동생, 행숙씨와 약속이 있는 날이다

 

작은 딸 첫 영성체때 같이 했던 엄마중 하나로 다섯살 정도 동생이다

미사전례 독서로 꾸준히 성당봉사 열심히 하고 부지런한 성격에 근처 아파트 단지에 살고 있다

같이 자전거 타고 농장까지 가서 위쪽으로 난 산길을 산책하고 내려 오는 길에

보리밥 집에서 점심을 먹기로 했다

 

멋부리길 좋아하는 행숙은 가을컨셉으로 신경쓴양 연갈색 무늬있는 두건을 쓰고

늘 애용하는 시커먼 썬글라스에 짙은 갈색 수수한 꽃무늬 셔츠를 걸치고는

큰바구니가 부착된 자전거를 끌고 나온다

추석 용돈 드릴 거 금요일부터 신권으로 교환해 준다고 해 바꾸고 주방에서 쓰는 간단한 소품 몇가지

사 넣으니 어깨로 부터 사선으로 걸친 보라색 가방이 약간 부담스럽게 빵빵하다

 

행숙씨는 얼마전에 간호조무사자격증을 땄다

집안 일이 있어 아직 안 나갔지만 1년 과정을 재밌게 했다는 자랑에 초딩 아들을 위해 강아지를 키우는데

그후 가족들 반응 등 이야기는 꼬리를 물고 끝없이 이어진다

 

장미하우스에서 빨간 장미다발 무인 판매대지점에 자전거를 묶어놓고

얕으막한 산길을 오른다

 

 

 

 

지난 주말 우리 아이들을 꼬셔 ㅡ 웬만해선 집에서 안나올려고 하기때문에 온갖 감언 이설로

작업해야 하니까 ㅋ ㅡ 산책 겸 운동 나왔는데 산모기가 많아 여기저기 물렸는데

팔토시를 하고 긴 바지를 입어 그런지 가렵지 않아 좋았다

 

강아지를 집에 데려다 놓고 아이 ,부부가 얼마나 좋은지 ,,,아직도 얘기 진행중이다ㅎ

우리도 작은 아이 성화에 고양이를 키울지 고심하고 있기 때문에 행숙씨의 긍정적인 경험담에

솔깃도 하고 약간의  자책도 들고 한다

산길에는 바로 밑의 교회에서 전도를 나왔는데 고맙게도 시원한 오가피 차를 권해 주면서

무슨 봉침 안내종이도 건네 준다

누가 벌침 잘 놓는 분이 있는가 싶다

 

길은 휘어져 넓지막한  길이 나오는데 마른 갈잎이 오소소 쌓여 길따라 이어지고 아직은 푸른 키 큰 나무들이

서늘한 그늘그림자를 만들어 내고 있다

 

ㅡ 길이 운치가 있지 ?

 

ㅡ 응 ,참 산책길 좋다

 

평지로 내려 오는 길 가장자리로 나무의자가 일렬로 여나무개 놓인 곳이 있는데 할머니들이

네분 앉아 있는데 눈매가 정답고 곱다

 


 

돌담을 덮은 노란 수세미 꽃이 환하게 눈길을 끌어 잠시 서서, 디카에 담는다

키 작은 대추나무엔 앍은 대추가 주렁주렁 한데 아직 파랗기만하고

호박고구마밭은 드문드문 자주빛으로 물들어 보기만 해도 배가 부른 느낌 ,,,^

 

아파트 단지에서 뚝 떨어져 홀로 지어진 하얀 나무 패널 보리밭집으로 들어 간다

푸른 풍경을 가득 담은 큰 창문 옆 식탁에 자리 잡고 앉아

화제는 아이들 이야기로 넘어가 있다

 

사춘기를 남다르게 겪고 있는 아들 걱정에 열혈엄마는 이리 뛰고 저리 뛰고

그러다 종내는 마음을 비우고 인정해 주고 바라 보는게 몫이라는 이야기 ,,,

남자아이들은 딸들과 또 다른 사춘기적 반응을 보이는구나 싶고 ..

어쨋거나 자식과 대립각은 세우지 말고

말하지 말고 들어주고 흔들리지 말고 믿어 주고 해야지 않겠냐고 자신없는 조언을

해 준다

이집은 종류별로 나물이 맛있다 

행숙씨가 싸 온 커피를 따라 마셔 보니 믹스커피의 단맛에 익은 내게는 밍밍하고 싱겁다 ㅎ

 

큰 아이는 영성체 교육을 집중으로 한달동안 받아서 학교 시험기간과 겹친거 말고는 편하게 했는데

작은 아이 때는 1년 과정이라 주마다 모임을 해 와 엄마들 끼리는 많이 친해졌다

3년이 지난 지금은 먼 곳으로 이사 간집이 몇집 있고 대개는 오가다 반갑게 인사하고

때되면 문자 주고 받으며 서로 기억 하고 있다

 

자전거 앞서거니 뒷서거니 돌아 오는 길

 

5미터 높이의 축대를 덮다시피 늘어진 파란 담쟁이가 흔들리고 ,,나는 일부러 천천히 페달을 밟는다

 

출렁이는 싱그러움을 조금 더 누릴려고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