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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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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이 영그는 텃밭일기 11ㅡ 하늘에서 단비 내리다


BY 초록이 2010-06-12

 

며칠째  때이른  불볕더위가 이어지더니 어제밤엔

귀를 적시는 반가운 빗소리가 쏴아 하고 들린다

가뭄에 단비라더니~ 참으로 상쾌하고 시원하기만한 빗소리..

실은 오늘은 구청에서 주최하는 벼룩시장이  크게 열리는 날이어서 며칠전부터

책보따리 옷보따리등 내놀게 거실에 쌓여 있어서 비소식은 좀 낭패긴 했다

야외에서 하기때문에 비가 오면 100% 취소가 되서 우리모녀가

잔뜩 기대했던 마음이 허망해지는 것이다

그렇지만

우리 밭작물들한텐 기쁨의 빗줄기고  환호의 소식이겠다

금요일에  아는 동생이 와서 밭구경 가자고 해서 가볼때는

한낮의 타는 태양아래 호박잎이며 오이잎 고춘잎이 축축 어깨를 떨구고

있는 것이 얼마나  지쳐 보이던지 안쓰러웠는데 ..

 

 

 

단호박 싹이 4개나 쏘옥 나와있다 ♪

그늘막 위로 올릴 양인데 하나 새싹 나오고 나머지가 감감 소식이어서 두번 세번까지

씨를 심고 했는데 이상하게 싹이 안나와서는 포기하고 있었던건데

흙 깊은 곳까지 해갈 시킨  때맞은 비는 단호박씨를 흔들어 깨우고 기지개 켜게 했나보다

애호박 잎들이 한결 싱싱하게 뻗어 있고 호박꽃이 살짝 물려 있다

오렌지색 한련화가 비오는 농장에서 눈에 띄게 한눈에 박힌다

활짝 열려있던 꽃잎이 움츠려 져 있고

작은 접시같은 이파리엔 은색 물방울이 동글동글 달려있다

 



 

 

 

감자밭에 감자대가 밑에서부터 노랗게 쇠고 있다

우리 감자보다 일찍 심은 옆집은 거의 모든 감자대가 쇠어 눕혀져 있어 그날이

가까워 옴을 알리고 있는데 우리밭은 몇주 더 기다려야 할거 같다

이런 ,,빗물에 하얀 감자가 희긋희끗 보이네

요한씨가 한손엔 우산을 들고 한손엔 호미들고 흙을 올려 북주기를 한다

ㅎㅎ

옷 젖는줄 모르고 부지런히 손 놀리는 모습이 우스워

ㅡ 엉덩이 젖는것도 모르고 너무 열심인거 아냐 ?

ㅡ 이런게 농심이라는 거야

이랑끝에서 허리를 펴며 씨익 웃는다

 

비가 잠깐 멎추는가 싶더니 제법 수월찮게 오고 있다

농원가게아저씨가 내다 보고 있다

 

땅콩줄기는 아직 작은데 흙에 붙다시피 진노랑 땅콩꽃이 피어 났다

땅콩꽃은 생전 처음 보는데 ~신기하다

꼭 갓꽃처럼 높이 올라와 노랑꽃을 피운 청경채꽃대를 모두 뽑아내고

열무 심을 자리를 만들었다

빠알갛게 잘 익은 딸기 두알을 따 우리가 그냥 먹을까 하다가 갖고 가기로 한다 ㅎ

아욱을 자르고 키는 작아도 무성한 들깻잎을 딴다

가지꽃이 멋지게 폈는데 순지르는 문제로 요한씨와 옥신각신 의견이 충돌한다

 

남의 밭에 청피망 자라는게 보이는데 이것도 신기하네

피망 달린거는 처음 봐 노니 ㅡ 신기한게 한둘인가 _ _  ;;

(혹시 저같은 분을 위해서 한장 올리고ㅎㅎ)

 

 

피망 또는 파프리카나 흰꽃을 내며 보슬보슬 올라오는 완두콩은

 내년에 꼭 심어 보고 싶은 작물이다

쑥갓꽃이 노란 꽃색으로 또는 희고 노란색으로 피어 나고 있다

이아이는 무더기로 피어야 예쁘기 때문에 더 기다려야 한다

순박한 모양새의 콩과 강낭콩은 보이지도 않게 잘 자라고 있어

믿음직스럽고~

 

비는 줄기차게 샤워꼭지에서 쏟아지듯 내리는데

맘이 태평하기만하다

고구마밭 고랑사이 잡초까지 다 뽑아내는데 비흙에 술술 잘 치워진다

요한씨가 더 신나게  온 밭에 잡초란 잡초는 는 다 잡아내고 있다ㅋ

팔다리가 다 젖어서야 화장실 가야되니 이만 가자고 재촉하니 차에 오른다

 

대금소리를 들으며 빗물 줄줄 내리는 들판을  드라이브하는 기분이 제법이다

농장 틈틈이에서  비닐로 몸을 감은 농꾼들이  작물들을 돌보고 있는 풍경이 보이고

입을 열고 가슴을 활짝 펴고 

마음껏 목을 축이는 초록 생명들의 기운이,

그 기쁨이 내게도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