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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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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장일기 7 -장맛비속에서


BY 초록이 2009-07-13

 

비가 잠시 멎은 토요일에 밭에 갔다 와야 했는데

민희아빠가 회사일이 바빠  몬가고

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어제 가보았다

고추 따야하고 방울이도 익었을거 같고 무엇보다도

감자가 궁금해서 집에 앉아 있을 수가 없는 맘이다

비는 장대비로 내리다가 가늘어 지다 또 죽죽 장대비로,,,ㅎㅎㅎ

큰 우산을 하나씩 쓰고

농장을 보니 우리밖에 사람이라곤 없다

오목조목 알뜰살뜰 지어 놓은 푸른 밭작물들이

시원스러이 비를 맞고 있다

 

옥수수가 내키보다 쑥 자라  자주색 수염을 늘어뜨린 옥수수를 세개나 달고 있네 !

일단 고추부터 따니라 비닐봉지를 한손에 들고 우산은 어깨에 잘 걸치고

고추를 딴다  고랑사이마다 흙탕물에 진구렁이라

푹 빠지고 미끄덩 거려 잘못하면 엎어 질판이다

고추 한그루마다 고추는 풍작이다

고추가 많이 많이 달렸다 

오이줄기는  고추가지랑 뒤엉키기 시작하는데 보니 추욱 늘어진 오이 하나 있는데

노각오이처럼 누런 색깔이 돈다 왜 누렇지? 빨리도 늙었네 ㅋㅋ

감자밭에 감자대가 옆으로 쓰러져 있고 어째 시들거리는 감,,,

잡아 댕겨보니 쑥 빠지며  흙뿌리가 올라 오는데

이거이 모인가!

작은 알감자 몇개 붙어 있는거 아닌가 ?

ㅡ 민희아빠 감자 농사 잘못 졌나봐

    감자도 없어!

저쪽에서 비로 비스듬해진 지줏대들 바로 세우고 묶어 주고 있다

다음순간 파헤쳐진 흙사이로 또 뭔가가 있다

감자가 ,,,아주 큰감자가 ,,있는데 팔수록 옆에 또 옆에 잔뜩 들었다

이럴수가 ! 우산도 던져 버리고 맨손으로,,, 젖은 흙은 부드럽고,,,

땅속의 보물을 캐듯이 자꾸 자꾸 캔다

ㅡ 여보 ! 누가 땅에 감자를 묻어 논거처럼 감자가 가득이야 ♬

신나서 파 놓은 감자가 작은 상자로 한박스 는 되네

ㅡ 비 안올때 캐지 모가 급하다고 다 캐냐

ㅡ 비가 자꾸 오면 썩을까봐 그러지,,,

ㅡ 얘들하고 같이 캘려고 했는데 다 캤네 그려 ㅉ ㅉ

ㅡ (머쓱 ) 고구마 캘때 같이 캐지 모;;;; ㅋㅋㅋ

 고추 한봉지 빠알간 방울이 조금 감자 한 보따리 들고 의기 양양이

돌아 오고

 관리인 아저씨도 하는 말은  캐나 안캐나 때가 되면 썩기는 마찬가지라고 한마디 하신다

비때문에 제대로 밭을 돌보지 못하고 오지만

풍성한 감자때문에 행복한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