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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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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장일기 3 -


BY 초록이 2009-05-17

 

어제 왼종일 비와서 가보지 못하고

오늘 오전 성당 교중미사를 댕겨온 다음 점심묵고 바로 밭으로 갔다

원래는 서울에서 무슨 무료공연이 있다고 해 딸들 데리고 다녀 올라고 했는데

민희가 농장가고 싶다고 제동을 걸고 따라쟁이 서희는 덩달아 농장농장,,,

그래,,, 주말에 가족이 함께 시간을 보낸다는 자체가 하나의 의미지

아빠는 농장가고 우리는 공연보러 갈라고 했던건데

중앙아시아 3국의 문화체험보다는 가족이 함께 농장에서 일하는게 좋을듯 했다

근데 밭에 갈 생각하니 왜이리 들뜨는지

옷중에서 가장 낡고 지저분한 옷을 골라 입는다

모자는 얼마전에 장만한 밀짚모자를 챙겼다

텃밭에 도착하고

하늘이 개이고 일요일이라 농장에 사람들이 북적인다

에그머니,,, 배수가 잘안되나 고랑 여기저기로 웅덩이물이 고여 있고

흙은 온통 진구렁인데

어머나 !,,,근대가 무성히 올라와 있고 감자밭도 많이 자라 올랐고

상추밭엔  또 다시 상추 치커리가 그득 하다^^

 

고랑물 빼준다고 삽을 들고 욜쒸미 배수로를 경사지게 파는 남편

밀짚모자를 쓰고 땀방울을 주르륵  흘리며 일을 하는 그를 보니

흠 ,,,제법 농사꾼 같은데~

나도 점점 따가워지는 햇살이 걱정돼 차에서 남편과 똑같은 모자를 가져와 쓰고 일을 한다

 

오늘은 비료를 좀 줘야  한다

튼실한 줄기와 잎,풍성한 열매를 낼려면 이즈음 주어야 한다고 ,,,

우리 5평밭에 맞는 4000원짜리 복합비료를 찻숟갈만큼만 작물들 옆에 묻어 주면 되는 일이다

혹시 양이 많게 되면 독해서 죽는다는 소리를 들어 조심스럽게

작업을 했다

민희아빠는 고랑에서 파낸 질척한 흙을 밭옆의 도랑 다리위에다 매끈하게 붙이느라

땀을 뻘뻘 흘리며 농사하러 온게 아니라 다리 제방 공사하러 온거 같다는 농담을 한다

서희는

ㅡ우와~ 아빠 잘한다 ,김수로보다 더 잘한다!

  (패밀리가 떳다의 김수로 ㅋㅋㅋ)

막둥이의 칭찬에 주름이 두줄이나 지어지도록 만면에 웃음이 가득해진 그는

제방공사에 더 열심을 ㅋㅋ

좁은 고랑사이를 왔다갔다하며 터지는 비명소리

이크,어맛, 뭐야  

발에 달라붙은 진구렁 흙을 스치며 남의 종아리에, 바지에 어쩔수 없이 묻히게 되므로

일어나는 진풍경

작은 비명뒤에 유연한 서희의 물음

ㅡ 엄마 내종아리에 왜 머드팩발랐어?

ㅡ 응? ㅋㅎㅎㅎㅎㅎㅎ 그래 머드팩이징

 

허리를 피면 온갖 들판의 초록이들을 훓고  불어 오는 신선한바람을 맞는다

너무 좋다,너무 행복하다는 느낌,,,

그래 내가 원하던 것은 이거지

흙을 만지고 들판을 보고 먹거리를 직접 생산하고

 

요즈음 뭔지 몰라도

힘들어하는 동생에게도 주말농장을 권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