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작가

이슈토론
14세 미만 아동의 SNS 계정 보유 금지 법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배너_03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1,962

외갓집의 추억 8-가마솥에 누룽지


BY 초록이 2009-01-04

 

외할머니는 한끼 밥상을 차릴적마다 얼마나 힘겨우셨을까...

아궁이에 나뭇단을  때서 완성되는 가마솥밥과 국,찌게들

아무리 어리다고 해도 그쪽으로는 전혀 감을 못잡고

불때는거며 밥먹는거며 늘 재밌게만 여겨졌으니 그 철없음은

큰소리 한번 안내고 조용한 웃음만 띄우던 할머니의 편안한 성품으로 인함일까

좋을대로만 생각하고 느끼는 ,늦게 철드는 둔한 손녀딸의 이기심탓인가

 

가마솥밥이 다되면  쇠솥 뚜껑에 자글자글 밥거품이 비어져 나온 자국을

행주로 닦으며 스르렁 무쇠소리와 함께  뚜껑을 내려놓고는

사기주발에 흰밥을 푸신다  가득가득 정성껏 담고는 솥안에 남은 밥까지

다 퍼내 담아 놓고 물을 부어  눌은 밥을 만들지

식사가 끝나면 빼놓지 않고 할아버지께 드리는게 누른밥이다

노릇노릇  기술적으로 곱게 눌린 누른밥은 할아버지하고 삼촌몫이었는데

나두 간간히 먹을수 있었다

요즈음에 누른밥은 냄비밥을 할때 먹을수 있는데

노릇하게 잘할려면 온 신경을 다 쏟아야 까맣게 태우지 않고 될까말까니

내는 아적도 초보주부...

아뭏든  식후에 누른밥이나 숭늉을 먹어야 뭔가 알찬 식사를 했다는 느낌은

가마솥밥의 추억때문임에 확실하다

지금시대는 잡곡밥을 안 먹으면 큰일나는 시대가 되었다

현미,보리쌀,흑미,각종 콩류해서 흰쌀과 섞어 먹지 않으면

성인병에 바로 침투당할듯 미디어는 떠들고 있으니 흰밥만 먹는 날은 께름직하다

하긴 옛날에 너무 가난해서 보리밥만 먹고 자라서니 잡곡밥은 보기도 싫어 

쌀밥만 고집한다는 누구네 남편도 있긴하지만

 

외갓집은 큰이모네 애들도 오긴 했다

애라고 하긴 좀 크지..  더  큰언니숙진과  나보다 네살터울나는 규하오빠와 동갑내기 남자애 영하가

있었다     미숙이와 그 동생들이나 우리형제들보다는 뜸했지만  가끔 오긴 했다

가녀린 몸매에 백짓장처럼 희디 흰 얼굴을 한 잘생긴 편인 규하오빠는 공부를 잘한다고 했는데

나중에 서울 공대를 들어 갔으니 잘하긴 했나부다

숙진언니도 우등생이었고 영하만 상대적으로  못한다는 소리들을 하곤 했다

어느해 여름, 할머니가 참외농사지을적에

원두막텐트에서 그오빠와 단둘이 있는데

무슨 수학문젠가 아니면 국언가 ㅡ전혀 가물가물하는거 보이 내 관심은 젯밥에만 있었는가히히

를 묻고 오빠가 대답해주고하는데 왜그리 열이나고 몸둘바를 모르겠던지...

그 오빠를 좋이한건 아닌데..그 정체모를 부자연스럼은 ...사춘기라서 ?

모리겠고 내내 열받았던거만 기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