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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러스 먹은 뇌


BY 자작나무 2008-12-24

한번의 키스를 그 넓은 종로 네거리에서 한번 하고 나서..

그 정신나간 넘은 더 자주 연락을 했다.

그리고..뻑하면.. 주둥이 박치기를 하려고 작정한 넘 같았다.

 

아뿔사..

메신저 주소를 알려준게 탈이었다.

그녀석은..참말로 한가한 녀석이었다.

 

얼마나 한가하고 웃긴녀석이었는지.. 다니는 회사도 웃기는 회사였다.

전 직원이 늘 지각..

그나마 이 녀석은.. 열시 이전에 사무실 들어가는 착한 녀석이 되어있었다.

6시면 칼퇴근이었다..

 

늘 칼퇴근에..저녁마다 술파티.

술이 세상에서 없어지나 자신이 먼저 죽어자빠지나.. 확이하고 싶다고 했었다.

술을 먹는 이유는.. 자신이 세상에서 젤로 사랑하는 여자와 헤어졌다는것이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녀석은.. 술먹고 부리는 행패로 그 십년을 사귄 여자에게 버림받은것이었다.

 

메신저로 이야기를 걸면..마땅히 씹을 방법도 없었다.

바쁜 와중에..한두마디 던져주면.. 무척..열심히 대답을 했고.

간보기를 부탁했던 꼬맹이와 같이 대화를 걸어왔기에 꼬맹이를 배려하는 마음에서라도 계속..대화하게 되었다.

 

꼬맹이도.. 어린녀석이지만..조금.. 발랑(까져있었다..ㅋㅋ)한데가 있어서

야한 이야기를 무척 좋아했고.. 이 수컷또한.. 그런 이야기에 환장을 하곤 했었다.

둘이 주절거리는걸 보고 있으면 속이 메슥..거렸으니.

꼬맹이는...사귀고 있는 녀석이 있었는데.. 뭔가.. 맘에 안 든다고했다.

배경..술주정..그리고 무매너.. 근데.. 지금도 이 꼬맹이는..무뇌수컷이 광팬이다.

 

어차피..나와 상관없는 녀석이었으니..그냥 그러려니 했다.

 

집은 서로 엄청 멀리 떨어져있었다.정말..감사..

문제는 사무실이 가까운곳에 있었다.

내가 그나마 퇴근을 일찍 하는날에는.. 강남역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술이나 한잔..밥이나 한끼..하면서.

 

그렇게 몇번을.. 봤다.

몇번을.

 

그리고..또다시.. 그날의 사건이 있었다.

 

사무실 밑에 직원과 대판 하고 말았다.

이 직원.. 참.. 재미난 발상을 가진 친구였다.

 

자기는.. 대학 2년동안 열심히 공부했고 절대 커피를 탈 수 없다는것이었다.

여자가 커피를 타야 한다는 고정관념에서 깨어나야 한다고 했다.

그리고 왜 꼭..여자가 컵을  씻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그리고.. 왜 나한테.. 언니라고 불러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그리고 항상 지각했다.

선배라고 부르기도 싫다고 했다.

직급은 같은 디자이너고..자기가 입사 선배고.. 또.. 자긴.. 자기랑 아주 친한 사람 아니면..절대

언니라고 안 부른다는게 이유였다.

 

 

여기에 대한..내 생각은 틀리다..많이.

나도.. 대학 2년 나왔다.

물론..전공을 한게 아니라서 많이 까였다.

 

난.. 지각하는 사람은.. 정말 싫어한다.

그건..정신상태의 헤이함이다.. 내가 살아보니..더 확실하게 알겠다.

시간관념 없는 사람은 모든것에 헤이하고.. 생각없음을 무뇌수컷덕에 더 확실히 알았다.

 

그리고.. 컵은.. 여자가 꼭 씻어야 하는게 아니라..본 사람이 치워도 된다.

여자 남자가 문제가 아니라.. 컵이 쌓여있고.. 자신이 먹을 컵이 없다면.. 자기 먹을 컵 하나 씻으면서 다른 컵을 씻어도 된다는것이다.

그리고..커피는....ㅡㅡ

여자라서가 아니라..일 하다가 손이 비는 사람이 타면 되는것이었다.

직원..한두면 있는 사무실도 아니고.. 열명이나 되는 사무실.

다른 남자직원들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오너가..

여기 손님왔어..커피 부탁해..라고 할때.

마침..손이 비는 사람이 타면 되는거였는데

항상.. 하는 일 없어도 절대 커피는 안 타고.. 안 갖다주려고 하는 이 아가씨는..내 골치덩어리였다.

 

그리고.

나와..맞먹으려고 하는..배짱.

나이차가.. 다섯살이나 났는데도.. 맞먹으려 했다..ㅋㅋ

에고.. 지금 생각해도..별것 아닌걸로..많이 싸웠다.

 

 

그날..

커피와..컵..그리고 지각문제로.. 대판 싸웠는데도 답이 안 나서.. 머리속에 불이 가득했었다.

그날.. 수컷이..작업을 걸었다.

술 한잔이었다.

 

아침부터 굶었었다.

빈속...

점심도 바빠서 굶고..

달고 맛있길래..종로에서 잘 한다는 막걸리 집에서.. 꽤나 펐다.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그놈의 술이 원수

술먹고 사고쳤다.

 

둘다..정신을 차리지도 못했고..사고치고.. 집에 어떻게 들어갔는지 몰랐다.

그리고.. 난.. 거의..기억도 못했다..ㅡㅡ

 

그날이.. 목요일..

일요일에....만나자고 연락이 왔다.

 

난.. 어차피 술먹고..기억도 없고.. 정말..사고난거 게다가 서로 성인..없었던것으로 하자고 하려고 했다.

 

약속시간은..3시였다.

 

워낙.. 칼같은 약속시간 지키미라.. 정각에 딱.. 정한 장소에서 기다리고 있는데..이놈의 새끼.

또.. 늦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