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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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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나눔


BY 그린플라워 2025-06-30

남편은 필요없는 물건도 누가 준다고 하면 양에 상관없이 받아서 가져온다.
언제 쓸지도 모를 여행용 치약, 치솔세트나 비닐돗자리, 일회용 우비 등등~
이번에는 12개들이 병맥주 두박스와 병소주 20개들이 한박스를 얻어왔다.
술고래 남편은 술 못마시는 마누라를 만나 집에서는 술을 전혀 안마시는데 그걸 왜 얻어오는지 모르겠다.
집안 팬트리 두곳은 이미 물건들로 꽉 차있어서 지하 개별창고에 가져다두면 좋으련만 현관에 며칠째 방치해둔 상태로 살고있었다.
드나들 때마다 눈에 거슬려서 우리 동만의 단체 톡방에 나눔을 하자고 졸랐더니 왠일로 그러라고 허락을 했다.
우리 동만의 단체톡방은 남아도는 물건 나눔하기에 아주 편리하다.
단체톡방에 글을 올리자마자 맥주 다섯병 신청이 들어오고
어떤 이는 소주 한박스와 맥주 두병을 신청했다.
맥주 17병 남았다니까 한사람이 다 달라고 했다.
또 한사람이 맥주 다섯병 줄 수 있냐길래 17병 가져가겠다는 사람 12병 주기로 하고 산뜻하게 끝냈다.
당근 한자루, 호두과자, 음료수, 참기름이 술 대신 들어왔다.
앓던 이 빠진 듯 시원했다.
남편이 언제 쓸지도 모를 물건들 얻어온 것과 당근에서 싸다고 과하게 사들여놓은 중고물품들 모조리 내다버리고 싶다.
신발장에 몇년째 안신고 바라만보는 신발들 버리자고 아무리 졸라도 끄떡도 안한다.
자랄 때 심한 결핍상태였던 후유증을 아직도 치료 못하는 게 안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