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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람이 작가가 될까?


BY 살구꽃 2009-03-25

이글은  제가 쓴글이 아니라  월간지 좋은 생각에서 옮겨온 글입니다.

 

 

문단에  얼굴을  내밀고 얼마 되지 않았을때다.어느 잡지로 부터 이런 원고 청탁을

받았다.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한 자신의 콤플렉스를  써 달라.그러니까 자기 말고는

아무도 모르는 비밀을 털어놓으라는 다소 특이한 청탁이었다.무엇을 쓸 것인지 바로

떠올랐으므로 나는 흔쾌히 응했다.작가란 언어로 자신을 드러내는 존재다.심하게 말해

어느 정도 노출증에 걸린 사람들이 아닐까 더구나 내게 어떤 사건으로 이야기 될수 있는

콤플렉스,혹은 상처는 시간이 한참 흐른 일이었고,이제 좀 더 자유롭게 이야기 할수있는

처지가 되었다고 생각했다.그러나 마감일에 임박해서도 원고는 한줄도 써지지 않았다.

나는 글로 쓰고자 했던 상처가 날것 그대로 가슴속에 남아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남에게 말할수 있는것은 이미 콤플렉스가 아닌지도 모른다.결국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손을 들고 말았다.마치 그원고 청탁이 저주이자 주술이라도 된양 그때부터 나는 과거의

기억에 사로 잡혔다.상처를 들여다 보며 자책하고 원망하고 분노했다.다른 생각은 불가능 했다.

글 한줄 쓰지 못하고 지내는 일상이 해를 넘겨 지속됐다.그러다가  어느 하루 문득 글쓰기가

시작 되었다.그기억과 상처로부터 멀리 우회하는 소설이지만 어쨌든 나는 소설을 끝까지

써 나갔다.마음이 한결 편해지고 비로소 진정한 작가가 된 느낌도 들었다. 그렇지만  내마음

속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충분히 헤아릴수는 없었다.작가가 되겠다고 뒤늦게 습작생이

되는 분이 많다.그분들을 만나다 보면 의외로 상처가 많다.자신의 소설을 동료들에게 발표하는

자리에서 엉엉 울어 버리는 이들도 있다.가슴속에 박힌 대못 하나를 뽑아서 쓴 소설임에 틀림없다.

많은 습작생이 궁금해 한다.어떻게 하면 작가가 될수 있나요? 나는 이 질문을 이렇게 돌려놓고 싶다.

어떤 사람들이 작가가 되는가? 물론 문장력을 갖추고 이야기를 구성하는 능력이라든가 상상력도

빼어나야 할것이다. 하지만  과연 그게 다 갖추어지면 작가라 부를수 있을까? 나는 자신의 상처와

화해해서 그것을 글로 팔아먹을 수 있는 사람이 작가라고 생각한다. 모름지기 작가는 글쓰기라는

행위를 통해 그일을 성실히 수행해 내는 사람이라 믿는다. 작가의 그런 자세를 통해 독자는 소설

 

속에서 삶의 어떤 기미를 감동적으로 체험하는 것일 테다.  좋은 생각을 보던중에 어느 소설가 님이

쓴 글귀가  여기 아컴에서 글을 쓰는 분들이 한번쯤 읽으면 좋겠단 생각이 들어서 옮겨봅니다.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