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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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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도 우울모드가?


BY 그대향기 2010-08-28

 

 

 

내가 생각해도 난 우울모드가 안 어울려.

늘상 씩씩해야했고 늘상 건강해야만 했으니

우울모드는 어색해.

그런데 난 요즘 좀 우울하려고 해.

속 시원하게 터 놓고 이야기 할 거리도 못되고

혼자서 속앓이를 하자니 너무 싫어.

안 어울리는 남의 옷을 빌려 입은 사람처럼

어색하고 불편하고 찜찜하기만 해.

 

얼굴색도 칙칙하고

발걸음도 무겁고

새 메뉴로 밥상 차리기도 귀찮아져.

그냥 시원하게 잘 익은 열무김치에 밥 말아 먹고 싶고

누룽지 찬물에 긁어서 풋고추 된장 찍어 먹고 싶고

이도저도 아니면 한끼 정도 건너뛰고 싶은데....

 

내게 딸린 가족이 너무 많아.

정확하게는 식구가 너무 많아.

밥먹는 식구.

아무리 피곤해도 아무리 밥하기 싫어도 난 오뚝이.

늘 웃는 얼굴로 반가워요~~안녕히 주무셨어요?

좋은 아침~~맛있게 드세요~`ㅎㅎㅎㅎ

급방긋방긋...화사사......................

 

땀으로 샤워하기 바쁜 요즘

안 먹고 안 씻고 널부러져 한 사나흘은 퍼지고 싶은데

둥근해가 떴습니다~~~자리에서 일어나서................

날마다 둥근 해가 날 일으켜 세우고

휴대폰 알람이 일어나세요~일어나세요 아침입니다.

두번세번 반복에 또 반복...크.....

누가 몰라? 모르냐구?

아침인거 너보다 내가 먼저 알거든?

꽊 그냥....................

 

여름 후유증인가?

한 여름 가마솥과의 한판 겨루기에서 "승"을 획득한 난데

이까이꺼 늦여름쯤이야....

우울모드가 아니라 귀차니즘모든가 보다.

얼른 가을이 와야겠다.

훌~훌~

다 털어버리고 들로 산으로 떠나면 되는....

여름을 이긴 자만이 누리는 가을 여행을 떠나는 거다.

또 다른 행복모드를 찾아.

조금만 참자.

한고비 꺽였으니 나머지도 곧 다 쓰러지겠지.

 

가자~~

행복모드를 찾아~

가자~~

밥 안해도 되는 나라로.

가자~~

집에서 최대한 먼 곳으로.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