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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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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시절 상도동 산동네


BY 강원아줌마 2008-07-04

집 집..집처럼 우리 삶을 옭아매고 있는것이 있을까?

집 마련이 인생의 전부인양 살던그 시절이 내게도 있었다

 

난 결혼할 때 350만원 단칸방에서 시작했다.

방하나 부억하나 화장실은 재래식.. 안집마루로 나가면 수세식 화장실이 있는 그런집..

방하나엔 7자장롱 화장대 장식장 그리고 책상..이부자리한개 펼만한 작은공간이 남았다..

밀월성 방광염이라고 소위신혼부부가 잘걸린다는 방광염으로 고생을 하긴 했어도..

그래도 우린 정말 행복했다..

 

신혼6개월쯤 그집에 도둑이 들어 온방을 뒤집어놓았고..

가짜 다이아가 박힌 결혼반지와 대학졸업기념반지까지 모두 털어갔다..

 

어찌어찌해서

 힘겹게 모은돈과 아이 출산 후 퇴직하게되어 직장퇴직금으로 작은 빌라를 마련하게되었다.

봉천동 산동네라 아주 조용하고 야경이 멋진동네였다.

아이를 데리고 병원다니기엔 걸어다니기엔 힘들었다.

택시라도 타면 기사 아저시 눈치를 봐야하는 곳..정말 힘들었지만 재미있었다.

 

결혼 8년쯤 우리딸이 초등학교입학무렵

무리해서 아파트를 청약했고분양받았다.

지하전세방 팔백으로 용감하게 오천만원아파트를 분양받았고

절반넘는 융자금으로 쪼들리던 우리는 일년만에 팔게되었다...

물론 집 값은 배이상 올랐다...

그집을 팔아 우리집은 전세로 이사했고

평생단칸세방에서 자식키우며 고생하신 시부님께 작은 빌라를 마련해드렸다.

아직 두분이 그곳에 살고 계신다..

 

 그후 몇 년있다 남편직장 이동으로

춘천으로 이사온지 십년..

춘천은 집값이 너무싸서  정말 마음이 편했다..

같은 월급을 받아도 마음이 여유로왔다..

 

 

아들과 딸, 그리고 공부하는 남편서재핑계로 남 방4개짜리 아파트를 구입했다.

 아파트값은 거의 제자리 걸음이다가 아이엠이프시 팔천으로 낙하산을 타더니

이제 구입할때 값보다 조금올랐을 뿐 제자리 걸음이다

이 아파트 처분해서 서울가서 집 마련한다면 아마 10평형대나 구입이 가능할지...

 

10년된 아파트라도

주위에 남편과 산책할수 있는 조각공원과 호수가 산책로 가 있고

우리 고딩 아들이 운동할 수있는 커다란 운동장과 실내농구장도 가까워서 참 좋다

 

서울에서 촌으로 초등학교때 이사온 딸은

열공해서 그토록 바라던대로  대학을 인서울했다

야자로 밤늦게 귀가하는 아들 우리집은 주중엔 늘 조용하다

요즘분양하는 새아파트 모델하우스 열기가 뜨겁다..

정말 인테리어가 멋지기도하구..

 

 

여전히 평화롭고 행복한 일상을 보내고 있지만

그옛날 단칸방에 산동네에 살면서

남산만한 배를 안고 남편과 손잡고 퇴근길에 도넛먹으면서 걸어올라가던 상도동 산동네가

그립다.  우리딸아이 출산준비물을 삶고 빨아서 작은마당에 남편과 같이 펴서 널던 그 집

지금도 있을까?  아님 아파트가 들어섰을까?  궁금하다

 

우리딸은 그근처 지금 그 근처의 학교다니는데

엄마뱃속에서 아침저녁 아빠와 힘겹게 오르내리던 출퇴근을 기억하고있을까?

 

집집..

내집마련 이루고 나면 정말 아무것도 아니다

커다란 아파트에 살아보고 나면 아무것도 아니다..

사람의 열망은 경험해보지 않으면 식을줄모른다..

 

사람이 집을 위해 있는 것이 아니고

집이 사람을 위해 있는 것인데..

우린 보여주기 위한  집에 너무 집착할 때가 많다..

그게 사람사는 모습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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