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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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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심이라는 마음의 병


BY 화란 2008-01-31

나이 30이 넘어 가정주부에 아이엄마가 되고나니 인간관계에

많은 제약이 따르기 시작했다.

그래서 이년전에 아파트를 분양받으면서 처음으로 아파트 입주자 동호회라는

곳에 가입을 해서 나름 열심히 활동을 했었다.

순전히 사람 냄새가 그리워서였다.

 

아이들을 돌보는것도 무척이나 소중한 일이지만

적어도 나란 사람이 도움이 될수있는 어떤 위치가 필요했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입주자 동호회에서 나이많은 언니들 아저씨들 동생들을 만나면서

1년 반을 즐겁게 보내왔었다.

 

아파트 현장에 들어가 공사하는것을 감독도 해보고

젊었을적 업무를 위해 사용하던 엑셀,한글 프로그램들도

한 1년새 엄청 많이 사용해가면서 나도 쓸모있는 사람이구나 하면서

얻는거 없이도 보람을 많이 느끼며 지내왔었다.

 

문제는 입주를 한 두어달 앞두고 있는 요즘에서야 보이기 시작했다.

전부 좋은 사람들이었는데 정기모임을 주최하고 하면서

같이 활동하는 사람들이 아닌 우리모임을 잘모르는 다른 입주자들에게서

참으로 듣기 거북한 이야기들을 듣게 된것이었다.

 

"뭔가 먹었을꺼야"

"쟤네들 돈안받았음 저런일 안할꺼야"

그런 쑥덕임을 들어가면서 리더로 앞장섰던 사람도 의기소침 해지기 시작했고

같이 활동했던 사람들이 거의 모이면 매일 그이야기다.

"우리 정말 먹은것도 없는데 욕만 들어먹고 억울하다."

"억울하고 분하다. 우리가 1년넘게 바보짓을 했다. 내가 들인 공이 아깝다."

나는 솔직히 이런말을 들을때마다 안타깝다.

그래도 사람냄새나는 모임이라 참여할때마다 내게는 의미있는 시간들이었기 때문이었다.

 

몇주전 왕과 나를 보니 설영이라는 캐릭터가 인형을 방자해서 대왕대비와 중전사이를

이간질 시키며 했던 대사가 있었다.

"이런 인형이 어찌 사람을 죽이겠소. 사람을 죽게하는것은 그들 사이에 싹트는 의심때문이라오..."

순수했던 처음의 동기가 끝에와서 흐트러진것이 무척이나 안타깝지만

사람 개개인의 마음가짐이 모두 나같지가 않구나라는것을 요근래 많이 느낀다.

 

많은 사람들이 이런 의심이라는 마음의 병을 저마다 안고 있고 전파시키고 있는지 모르겠다.

전파시키는 사람도 불쌍한 사람이고 그것을 옮아와 병이 들어버리는 사람도 불쌍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세상의 의리와 낭만과 정도가 어디로 사라졌는지 안타깝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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