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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3,007

울집_11


BY 현정 2008-03-17

자꾸 졸려요..

하루종일 자는데..

아무것도 먹기가 싫어요...

아무리 먹어도 배가 고팠었는데...

여름 감기는 개도 안걸린다는데..

자꾸 추워요...

 

엄마....

엄마...

나 많이 아픈데...

이상하다..

할머니.. 소리가 안나오고 엄마란 소리가 나오네...

엄마.....

 

한참을 자다 깨니 삼춘이 계신데요..

얼굴이 많이 걱정스러워 보여요..

항상 나보고 야임마 하고 불렀는데.. 오늘은 재민아.. 하고 부르시네요...

"재민아.. 뭐 먹고 싶어? 우리 병원갈까? 일어날수 있어?"

삼춘이 자꾸 말을 시켜요...

난 대답하기도 싫은데...

그냥 자고말 싶은데..

 

삼춘이 나보고 일어나래요..

삼춘이 나보고 업히래요..

업어달라면 다큰녀석이 하면서 핀잔주더니 오늘은 왠일이래요...

 

삼춘이 나를 데리고 간 곳은 병원이네요..

뭐가 이리 귀찬게 굴어..

자꾸 귀찬게 바늘로 찌르고 체온잰다고 입에다 넣었다 뺐다..

그냥 자게 내버려 두지..

 

삼춘 나 그냥 자게 해줘... 집에 가자...

한참을 사람 못살게 굴더니..

입원 해야 한다고 옷갈아 입으래요...

그것도 싫어요..

그리고 삼춘이 자꾸 찬 물수건으로 몸을 닫는데요...

차가와요

너무 차가와

그런데 삼춘에게 하지 말라고 말할 힘조차 없어요.

자꾸만 졸려요..

 

한참을 자고 일어났더니..

내 팔에 링거 달아놓았어요.

삼춘은 없고, 옆에 할머니가 계시네요..

 

"재민이 일어났어? 뭐 먹을래?"

할머니가 복숭아 통조림을 꺼내셨어요.

입어넣었는데... 맛이 이상해요.. 내가 무지 좋아하던 것인데...

 

"할머니 나 왜 입원했어? 어디 아프데?"

"뭐라더나... 하여간 요즘 애들 사이에서 댕기는 거래.. 인석이 그렇게 물속에서만 사니.. 그런 병이 안옮냐? 잘 씻지도 않는 놈이.. 일주일은 입원해야 한다더라.. 인석이 그렇게 아프면 할미에게 말을해야지.. 미련하게 그냥 이불싸고 누워있냐? 미련한 녀석 같으니라고.."

할머니는 내가 먹던 통조림을 주섬주섬 챙겨서 옆 침대에 아이에게 가져가셨어요.

"이거 저녀석이 입도 안댄건데.. 우리 강아지 먹을라나?"

옆 침대에는 4살정도 되보이는 남자아이가 있어요..

그애 손에도 링거가 달려있고, 아이 엄마는 등에 또 한애기를 업고 있어요.

 

"예 할머니 감사합니다. 수빈이 이거 먹을래?"

아줌마가 아들이 먹기 좋게 잘라서 한입씩 넣어주네요...

나는 그냥 고래를 돌려서 창밖을 바라보았어요...

에어컨이 들어오는지 으스스하게 춥네요...

 

밤이 되니까 옆방 삼춘들이 왔어요.

통닭사가지고..

이젠 좀 살것 같아요..

아직도 머리도 아프고 기운도 없고 하지만 그래도 아까 보다는 나아요..

 

" 야!!!! 빡재민... 너 출세했다.. 입원이란것도 하고.."

오야지 삼춘이 들어오니까... 병실이 쩌렁 쩌렁 울려요..

 

너구리 삼춘이 병원에서 잔다고 준비해가지고 왔어요.

이불이랑...

할머니는 옆방 삼춘들하고 들어가시고, 나랑 너구리 삼춘.. 그리고 옆 침대 사람들만 남았어요..

옆침대 아주머니께서 불끄면 아기를 재우려는지.. 자장가를 부르네요..

"자장 자장 우리 현빈이... 자장 자장.. 우리아기.. 이쁜아기.. 잘도 잔다...."

 

자장가를 듣고 있는데.. 자꾸 눈물이 나요...

내 눈이 이상해졌나... 왜그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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