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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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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집_6


BY 현정 2008-02-28

아침에 평소보다 눈이 일찍 떨어졌어요.

눈뜨자마다 샤워하고, 옷장에 옷을뒤졌는데 내 옷은 모두 꾸질꾸질해요.

할머니가 어디서 얻어온옷들과, 삼춘이 입던것이 대부분이에요.

우씨...

주황색의 셔츠를 입고 청바지 입고, 야구모자 썼어요.

그렇게 입고 마당에서 달걀을 찾아다니고 있었어요.

"이상하다."

할머니가 꿍시렁 꿍시렁 하면서 오셨어요.

"할머니 뭐가 이상해"

"어제 쫑아네 안들어왔는데도 닭이 없어졌어. "

할머니 소리를 들었는지 저만치서 삼춘이 벼락같은 소리를 질렀어요.

"거참 신소리 하지 말라니까... 개네가 닭 사먹으면 되지 뭐하러 남닭을 잡아먹어.. 이 할마시 사람 잡것네.. "

할머니랑 삼춘은 맨날 저래요.

우리집에 귀머거리만 사는지 조용히 말하는 법이 없어요.

 

점심시간 지나고 한참이 지나서야 어제 그 여자아이엄마가 찾아왔어요.

여자아이는 소매없는 꽃무의 원피스를 입고 있었는데. 어제는 몰랐는데..제법 귀엽게 생겼네요.

여자아이 엄마, 아빠라는 분하고 저하고 이렇게 넷이서 무지 좋은 차에 탔어요.

우리 삼춘 다 썩어서 꿀럭꿀럭 하는 차만 타 봤는데..

우와 이차 되게 넓어요. 뒷자리에 쪼끄만 TV도 있네요..

 

"뭐 먹고 싶어"

그애 엄마가 물어보는데... 먹어본게 있어야 말을하죠..

"회먹을까?"

아저씨가 말을 하셨어요..

"여보... 여기사는 애인데.. 회는 많이 먹지 않았겠어요?"

"그런가"

나는 어색해 죽겠는데... 아무데나 빨리가지..

옆에 있는 여자아이한테 다을까봐 문쪽에 바짝달라붙어서 창밖만 보고 있는데.. 목아픈데...

"여기서 제일 맛있는 레스토랑이 어디니?"

아줌마가 나한테 물어보는데.. 아는곳이 없어요..

내가 말못하고 가만히 있는데...

"여보 그냥 호텔로 가죠... 호텔에는 다 레스토랑 있잖아요"

하고 아줌마가 말하세요.

차가 들어선 곳은 무지무지 큰 호텔...

무지무지 번쩍번쩍해요..

의자에 앉으려고 하는데.. 어떤 형이 의자를 뒤로 빼주네요.

이거 TV에서만 보던 장면인데...

스프랑 죽.... 나오는데...

옆에 사람 눈치보면서 먹었어요.

여자아이는 먹으면서 꿍시렁 꿍시렁 거려요..

"엄마.. 스프가 맛없어.. 고기는 냄새나..."

여자 아이가 투덜대는데도... 엄마 아빠는 다 받아주네요.

여자아이 입닦아주고..

아빠가 고기 잘라줘요.

"너 몇살이니?"

"13살이요"

"어 그래 우리 지원이랑 동갑이네.."

그래 여자애 이름이 지원이였구나..

"아빠는 뭐하셔"

내가 제일 싫어하는 질문이다. 아빠직업은 뭐야.. 엄마는... 어머.. 어쩌다 엄마 아빠가 안계셔..

이게 순서다..

"아빠는 카센터 하세요"

나는 그냥 귀찬아서 거짓말해버렸다.

사실 거짓말은 아니다.

나한테는 삼춘이 아빠니까..

"어 그래... 그런데 넌 어떻게 그렇게 수영을 잘하니.. 우리 지원이도 수영을 하는데.. 바다에서는 무섭다고 전혀 안하는구나..."

아줌마는 내가 심심해 보였는지 자꾸 말을 걸어요.

그냥 밥만 먹었으면 좋겠는데..

근데 이거 무지 비싸요..

이 돈이면 삼겹살 사다가 할머니랑 우리 삼춘들이랑 이틀은 먹을수 있을텐데...

맛은뭐... 맛있다고 해둘게요..

사준사람 성의가 있으니까...

 

밥먹고, 아줌마가 운동화 하나 사주셨어요. 제 신발이 옆에 떨어진것을 보셨거든요.

지원이라는 여자애 가족하고는 그렇게 헤어졌어요.

아줌마가 서울오면 연락하라고 전화번호 적어주고 가셨어요.

아줌마는 계속 지원이라는 애 머리카락 쓰다듬어주고, 얼굴 닦아주고, 옷 만져주고..

내가 볼때는 멀쩡한데.. 그리고 그 나이면 혼자 할수 있는데...

 

집에는 뭐처럼 삼춘들이 다 모여있었어요.

할머니에게 붙잡혀서 밭에 김매고 있던데요..

"야.. 임마 .. 빨리 안 뛰어... 젤 어린녀석이 .."

쫑아 삼춘이 밭에서 소리질러요..

저녁되면 모기가 더 문단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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