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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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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 마누라두 집에서 놀래지 그러니..


BY 여우비 2007-11-26

M호텔에서 전화가 왔다.

"내일 1시 30분까지 면접 오실 수 있으세요?"

"네.. 그럼요~ ^^ 감사합니다."

--;;

한가닥 희망을 걸어본다.. 내심 씁씁하면서도.. --''

"그래.. 꼭 일하고 싶다고 할 수 있다고 말하자!! 더 강력하게!! ㅋㅋ"

-면접일-

1시에 도착한 나는 25분을 차 안에서 친구와 통화로 시간을 보내고 5분전에 들어갔다..

나도 사람이기에 은근 기대가 됐다..

'오늘은 ㅎㅎ 합격할지도 몰라.. 전화하면서 꽤 호의적이었잖아.. 꼭 오시라면서~ ^^ ;;'

그치만 기대는 곧 실망과 함께 오는 법.. 이라 했던가..

나 말고 26살 먹은 여자도  같이 면접을 보게됐다..--;;

'나쁜 쉐이.. 같이 면접보는게 어디쎠!!ㅠㅠ '

경력도 자격사항도 모두 내가 맘에 드는것처럼 말하다가 끝엔 역시나 .. --;;

"결혼하셨네요? 언제하신거에요? 아이는요? "

하더니만..

오늘은 쇼킹한 말 한마디를 더 선사했다.. ㅋㅋㅋ 미친.. ㅠㅠ;;

내 사회생활 수여년 동안 이런말은 첨 들어봤다.. 이휴..

"아니 그럼 집에 쭈욱 계시지 왜 나오신거에요??"

허~~~헉!!!

실로 그말은 충격!! 이었다.. 갑자기 눈물이 맺혔다.. 급상승하는 혈압과 함께..

나도 모르게..

"저 .. 사모님은 집에 계세요?"

"에?? 아니요 직장다녀요.. "

"왜 직장을 다니시게 하세요? 쭉 집에 계시게 하시지.. "

눈물은 떨어지지 않았다..

그 면접관은 웃었다..

난 전혀 웃기지 않았다..

 

면접을 보고 난 마트에 갔다..

그냥.. 바람쐬고 싶은데 갈데가 없어서.. ㅠㅠ;;;;;

마트엔 아줌마들이 많았다.. 갑자기 걸음이 멈춰졌다.

나도 모르게 그 자리에 카트를 손잡이를 꼭 쥐고서 그들을 바라봤다..

(남들이 날 봤을땐.. 저여자 왜 저기 저러구 있어? 했을거다.. --;;;;)

계산하고,, 상품팔고,,음식만들고,, 손님을 부르고 안내하고,, 등등..

저 분들도 젊은 나이에는 아니 불과 1,2년 사이일 수도 있고 몇개월전 일지도,, 바로 어제일지도..저분들도 나처럼 결혼전에 하던일 계속 하고 싶어서 발품팔며 "집에나 있지 왜 나왔냐"는 말들어가며 "애나 낳지 왜 나온거냐"는 말 들어가며 직장 구하다 여기까지 왔을지도 모른단 .. 그런 생각이 들었다..

가슴한켠이 찡하더니 갑자기 눈물 한 방울이 툭 떨어졌다..

나는 다시 눈을 들어 그들을 봤다..

정말 열심히 살아가는 그들..

전문직에서 종사하시던 분들도 있을것이고 준전문직으로 일하던 사람도 있었을것이다..

한때는 잘나간다는 그들이 이제 마트에서 고객응대를 하고 있다..

마트에서 일하는게 나쁘다는게 절대 아니다..

그 일은 진정으로 열심히 살아보겠다는 마음이 없이는 절대 할 수 없는 일이다.

사람은 상대하는 일이.. 2교대, 3교대로 근무하는 일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그저 나는 오늘 그들을 보면서 아줌마들의 과거를 잠깐 상상해 본 것일뿐..

어디서 일해도 그들은 해낼 수 있을것이다. 기회만 주어진다면..

그 기회가 아주 적다는 것일뿐.. 그리고 그 기회를 얻는 사람 역시 너무 소수라는것..

왜 젊은 사람이 더 일을 잘 할거라고 생각하는걸까..

경력이 있는 사람이, 결혼을 한 사람이, 아이를 낳은 사람이 더 일을 잘 할거란걸 알지 못하는걸까..

언제쯤이면 아줌마가 사회에서 으뜸으로 인정받는 세상이 오게 되는걸까...

정말 그런날은 오지 않는걸까..

 

당신의 어머니도 당신의 할머니도 당신의 여동생도 당신의 부인도 모두 아줌마 입니다.

이제 당신의 딸 역시 아줌마가 되겠지요..

아줌마의 자식인 당신!!! 아줌마라고 무시하지 마세요.. 아줌마라고 색안경 쓰고 보지 마세요.. 존경하셔야 합니다!!

 

울 엄마한테도... 울 시엄마한테도.. 전화 한 통 넣어야 겠다..

 

엄마.. 어머님.. 감사해요.. ^^ 

 

그냥.. 그냥 감사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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